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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보수 아성 강원도를 어떻게 뒤집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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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보수 아성 강원도를 어떻게 뒤집었나?

드라마틱한 대반전 막전막후

강원도의 이변은 이번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손색없다. 전통적 보수 아성인 접경지역에서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꺾었다. 강원도는 민선 1기에선 자민련 출신 최각규 지사가, 2·3·4기에는 한나라당 김진선 현 지사가 내리 당선됐을 정도로 대대로 보수층이 두터운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만 45세인 야당의 젊은 후보가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를 눌렀으니 대이변이다.

드라마틱했던 선거전

선거 초반 "인물이 괜찮아 선전할 수 있다"는 이광재 후보 측의 자평에도 승패와는 무관한 이야기로 들렸다. 상대인 이계진 후보가 아나운서 출신의 온화한 이미지로 도내 인지도가 대단히 높았고 독자 출마설이 들리던 범여권 예비후보군도 결국 모두 출마를 포기했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광재 후보는 박연차 사건-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겪으면서 1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등 출마 결심 전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 대파란을 일으킨 민주당 이광재 후보ⓒ이광재 후보 홈페이지

하지만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판세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역 방송사의 한 간부는 "TV토론을 한 번 할 때 마다 이광재 지지율이 쭉쭉 오르는 게 보이더라"고 말했다. 강원에서 두 사람의 맞대결은 십 수 차례나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도가 뒤집히겠냐"는 예측이 많았다. 민주당 관계자도 "참 선전할 것 같다"는 정도로만 말했다. 지난 27일 최종적으로 발표된 <조선일보>-<YTN> 공동조사에선 이계진 후보는 48.2%, 이광재 후보는 27.7%로 격차가 20%p 넘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광재 캠프 관계자는 25일에는 "5%p 차이로 따라잡았다"고 말했고 28일에는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이즈음 한나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두 사람의 차이는 1~2%p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는 강원도로 출동해 네거티브 공세에 착수했다. 정몽준 대표는 원주를 찾아 "이광재 후보는 박연차라는 사람한테 불법자금을 받아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와 추징금 1억400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2심이 (선거가 끝난 후)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후보는 왜 도지사에 나왔느냐"고 비난해 불안감을 노출했다.

이광재 후보의 드라마틱한 승리에는 복합적 요인이 깔려있다. '좌희정 우광재'라는 조어가 증명하듯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지만 긍정적인 의미로든 부정적인 의미로든 다른 친노 인사와 결이 상당히 다른 인물이다.

국정상황실장을 거치면서 실세로 꼽히는 동안 이 후보는 참여정부의 보수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혔다. 또한 "고향을 너무 챙긴다"는 뒷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이 후보의 특성은 보수적 강원도에선 고스란히 강점으로 작용했다. 평창.영월.정선.태백 등 이 후보의 지역구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광재가 강원도에 해준게 많다"는 이야기가 그치지 않았다. 이는 한나라당 측도 수긍하는 대목이었다.

선거 막바지 이광재 캠프에선 "강원도에서도 대통령을 만들어 보자"는 선거 구호가 나왔다. 약세 이미지인 이계진 후보와 차별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다"는 것이 이광재 캠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다른 민주당 후보들과 더불어 단숨에 차세대 주자로 뛰어오르겠다는 것.

7월 재보선에선 강원도 지역 선거가 세 곳이나 있다. 민주당이 재보선에서도 강세를 보인다면 이 후보의 정치적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후보에게는 아직 큰 고비가 하나 더 남았다. 오는 11일이 박연차 사건 2심 공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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