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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선 결과로 확실해진 '3가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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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선 결과로 확실해진 '3가지 변화'

[분석] 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하는 민심 표출

8일 치러진 영국 총선은 테레사 메이 총리의 승부수였다. 이미 집권 보수당이 과반수를 약간 넘긴 의석을 갖고 있지만,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의석이 필요했다. 즉 자신의 권력기반을 확고히 하려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었다.

그가 3년이나 앞당긴 '조기 총선'을 선택했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극좌 성향의 사회주의자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제1야당 노동당의 내분이 심해지고, 코빈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대로라면 조기 총선을 통해 과반을 훌쩍 넘는 압승을 하는 것이 떼놓은 당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9일 오전(현지시각) 영국 언론은 "메이 총리의 판단은 영국 정치사상 최악의 오판으로 판명됐다"는 표현으로 메이 총리를 조롱하고 있다. 총선 결과 보수당이 의석을 더 얻기는커녕 과반을 상실한 제1당으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보수당은 기존 330석에서 무려 14석을 잃은 316석을 차지했다. 과반의석인 326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대신 노동당이 32석을 늘리며 261석을 차지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자유민주당은 각각 35석과 12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 "생큐 메이"....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8일 치러진 영국의 조기총선의 최대 승자로 꼽히고 있다. ⓒAP=연합


"총선 결과 메이 사퇴는 불가피, 영국 정치 지형 크게 바뀌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이번 총선으로 영국의 정치 지형은 크게 바뀌었다"면서 "3가지는 확실해졌다"고 분석했다. 첫째, 메이 총리는 총선 결과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수밖에 없으며 후임 총리 자리를 두고 정치권 전체가 들썩이게 된다는 것이다.

째, 2주도 남지 않은 EU와의 협상 일정(6월19일부터 시작될 예정. 편집자)은 불투명해졌다. 영국에서 EU와 협상에 나설 주체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브렉시트를 국민투표로 선택한 영국 국민이 브렉시트를 어떤 방식으로 하기를 원하는지 알 수 없게 되버렸다. 영국 국민이 근소한 차이로 브렉시트를 선택한 것처럼, 이번 총선 결과는 정반대로 마치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는 민심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디펜던트>는 "총선 결과는 최소한 메이 총리가 제시한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승인은 아니었다"면서 "지난해 국민투표 때 투표에 소극적이었던 젊은층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뜻을 반영하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민투표 당시 브렉시트가 자신들의 미래에 충격을 줄 문제인데도 '설마 브렉시트가 결정되겠냐'며 방심했던 젊은층이, 뒤늦게 잘못을 뒤집으려고 의사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CNN도 "메이 총리는 EU와 거의 모든 관계를 끊는 '하드 브렉시트'의 비전을 제시했는데, 유권자들은 코빈 노동당 대표가 제시한 '소프트 브렉시트' 또는 자유민주당이 내세운 '노 브렉시트'를 원했다"고 총선 결과를 분석했다.

세번째, 비현실적인 이상론을 설파해 국민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조롱받았던 코빈 노동당 대표의 정책과 인간적인 매력이 예상보다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펜던트>는 "총선 결과는 복지를 줄이고 긴축재정을 지속한다는 메이 총리의 노선에 유권자들이 반대한 것이며, 그들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 비전을 더 원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특히 투표장에 잘 나오지 않는 18세에서 24세의 젊은이들이 이번에 코빈에게 표를 주기 위해 대거 나왔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들도 "메이 총리가 선택한 조기총선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코빈"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영국 총선 결과 상당 기간 동안 연정 구성에 실패해 총리가 선출되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당들의 노선 차이가 커 보수당이 연정으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경우 몇 개월 내에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전망이다.

한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을 세워온 코빈 노동당 대표가 이번 총선으로 부각되면서 '찰떡궁합'으로 불려온 영미관계에 균열을 가져올 정부가 구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코빈은 트럼프를 미성숙한 자로 규정하고, 메이 총리가 정신나간 트럼프 정부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어, 영국의 달라진 정치지형이 영미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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