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8일 문재인 정부 초반의 높은 지지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혁 입법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다짐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들로 구성된 '중진자문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중진 자문위원회는 우원식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꾸려졌다.
문희상 의원은 "출범한 지 한 달만에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80%를 넘고, 민주당 지지율은 50%대를 넘는다. 참 잘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문 의원은 "우선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 둘째는 반사이익이다. 박근혜 정부가 너무 못해서 상식적으로만 해도 잘하는 듯한 착시 현상이 있다. 또 집권 초기 허니문이라 국민도 야당도 따뜻하게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희상 의원은 지금은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다.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하고 야당이 허니문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보수가 생짜배기로 트집을 잡아 땡깡을 부리는 식의 청문회를 한다"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면서도 "국정 운영의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이 누구를 탓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은 "개혁과 혁신 작업이 중요한 과제다.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다. 입법에 야당이 사사건건 나서면 근본적인 문제가 된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중진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유리할 때 교만하지 않고, 차분하고 주도면밀하게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혜영 중진자문위원회 위원장은 "2004년 17대 국회를 집권 여당으로 시작할 때의 기억을 자꾸 되살리게 된다. 여당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너무 소극적으로, 방관자적 입장으로 임했던 게 아닌가 저부터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자리를 요청한 우원식 원내대표는 "여소야대인데다, 교섭단체가 4군데라 여러갈래로 의견이 수렴되는 구조도 처음이다. 정부가 인수위 없이 시작해 청문회, 정부 조직 개편, 추경, 더 길게 보면 개헌까지 한해 내에 해결해야 한다"며 "경험과 경륜을 가진 중진 선배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달라"고 몸을 낮췄다.
한편, 오제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5대 인사 원칙(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병역 면탈, 세금 탈루)'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해서 좌중이 술렁였다.
오제세 의원은 "(5대 원칙 공약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5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 어딨나. 여기 의원들도 하나씩은 다 걸린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지키지도 못할 도덕성을 놓고, 그런 사소한 것을 가지고 이 중요한 시기를 다 보내고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정치를 했다가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이상민 의원은 당황한 듯 헛웃음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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