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과거 측근에게 "삼성 돈을 먹으면 탈이 안 난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국정 농단' 사태 폭로에 앞장섰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은 취지로 말했다.
노 전 부장은 지난 2015년 독일 체류 중 최 씨의 측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났고, 그로부터 삼성의 거액 지원 경위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노 전 부장은 박 전 전무로부터 "최 씨가 정유라 혼자만 지원받으면 탈이 날 수 있어서 나머지 선수들 끼워넣은 것이다. 삼성 돈은 탈이 안 난다. 삼성은 치밀하다고 말했다" 등의 말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달 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도 그는 "박원오가 '정유라 혼자만 지원받으면 문제가 커진다, 다른 선수를 들러리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노 전 부장은 독일 생활 중 최 씨로부터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들었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증인과 최 씨가 그렇게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최 씨가 대통령과의 관계를 얘기한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자, 그는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들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반대 신문 도중 최 씨 측 대리인과 연거푸 언쟁을 벌였다. 최 씨 측이 국정 농단 사태의 내막과는 무관한 자신의 사생활을 법정에서 무분별하게 공개한 점 때문이다.
최 씨 측 이 변호사는 노 씨에게 "독일에서 코레스포츠(최순실 설립 회사)에서 손을 뗀 원인이 '세 번째 부인을 데려와서 살 테니 비자를 준비해달라'고 최 씨에게 말했으나 최 씨가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물었고, 노 전 부장은 "내가 이혼을 두 번을 하건 한 번 하건 이 진실과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변호사가 재차 물었고 그는 "그 부분을 그렇게 최서원(최순실) 식으로 매도하면 안 된다"며 "그렇게 불편하게 왜곡되게 만들면 어쩌자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폭스바겐 벤을 구입하면서 정상가보다 두 배나 지출해서 말썽을 일으킨 적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노 전 부장은 다시금 "최순실스러운 질문하지 말고 제대로 질문하라"며 "제가 그 정도 양심도 없어보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재판장은 "증인이 변호인 질문에 화가 많이 난 것 같아 신문이 어려울 것 같다"며 휴정을 선언하며, 이 변호사에게 "변호인이 과도한 면이 있긴 하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이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구치소에서 어지럼증으로 넘어져 전신 타박상과 꼬리뼈 통증이 심각하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장에게 제출했다. 최 씨는 그러나 다음 공판 기일에는 출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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