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도입 보고 누락 사태에 대해 '국방부 정책실장의 지시로 확인됐다'고 밝힌 데 대해, 야당은 "용두사미",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며 청와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관련 기사 : 靑 "황교안엔 보고, 文대통령엔 누락")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5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충격적'이라고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민정수석실이 총동원돼 조사한 결과치고는 초라하기 그지없다"며 "청와대 발표는 국민을 더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보고 관련 조사할 일이 있다면 조용히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태옥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실무자의 판단 실수였고, 특별한 악의나 대통령을 속일 의도가 없었음이 보고서에 드러났다"며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란 말이 있다"고 비꼬았다. 정 원내대변인은 "다음 (군) 인사에 반영하면 될 일을, 언론을 통해 보도(되게)해서 한미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한미동맹에 균열을 가져왔다"고 청와대를 비판하며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청문회를 실시하자고 일을 키웠다"고 여당까지 싸잡아 겨냥했다.
국민의당도 김유정 대변인 논평에서 "국민의당은 사드 보고 누락이 의도적이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철저히 조사해서 투명하게 보고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고 전제하며 "결국 위승호 정책실장이 보고 삭제를 지시했고, 한민구 장관이나 김관진 전 실장은 구체적 지시 확인이 안 됐고, 황교안 전 총리도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이 정도 결과라면 조용히 조사하고 소상히 발표하면 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국회 청문회부터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민주당은 이제 뭐라고 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으며 "대통령 격노로 지난 1주일간 국민을 불안하게 한 것은 물론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까지 불러왔지만 결국 의미있는 어떤 결과도 얻지 못했다. 용두사미식 결과"라고 했다.
정의당도 청와대 발표 내용에 대해 미심쩍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정부 보고 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판단을 실무 책임자 개인이 주도했다는 것은 의문"이라며 "지난 정권 안보 라인이 밀실에서 사드 배치를 주도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오늘 발표는 더 깊은 배후를 짐작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추 대변인은 "일단 위 실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수불가결하지만, 실무자 개인을 처벌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어서는 안된다. 이번 사태를 '게이트' 차원으로 간주하고 사드배치와 관련된 모든 진상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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