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유시민' 저작권자가 유시민을 공개 지지하는 까닭

김영춘 "명석한 유시민이 이제 겸양과 온유함까지 체득했다"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과 신진 지지층을 규합하겠다"는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에 대해 김영춘 전 의원이 지지의 편지를 띄웠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유시민은 저토록 옳은 소리를 왜 저토록 싸가지 없이 할까"라고 해 아직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른바 '싸가지' 발언의 원저작자다. 그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유 후보에게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이다.

김 전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경기도를 내준다면 천안함, 4대강, 언론통제 등 MB정부가 밀어붙이는 모든 현안들이 더 공고화되지 않겠나는 절박감이 든다"면서 "선거도 선거지만 우리 (개혁진영이)가 작은 차이를 딛고 뭉쳐야 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런 면에서 손학규 전 대표, 동교동과 손을 잡고 뛰는 유 후보가 참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석함과 정의를 향한 열정을 겸비한 유시민을 지지한다"

김 전 의원은 '반노, 반유였던 사람이 유시민 후보를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 후보와는 열린우리당을 함께 만들고 재선의원을 같이 지냈지만 별로 좋은 인연으로 결말짓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 때의 미안함이 오늘의 지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아니다. 저는 이른바 친노그룹이 아니다"면서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화낼 이야기지만, 저는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노 대통령의 책임이 컸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는 당시 당지도부들과 국회의원들의 책임 또한 면제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다른 비판자들과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제가 이번 선거에서 유시민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대한민국과 경기도의 정의(正義), 그리고 변화의 필요성 때문"이라면서 "당적도 없이 항간에 묻혀 지내는 한 시민의 눈으로 본 지금의 세상은 아무리 잘 보아주려 해도 그리 좋은 세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 세상이 양심과 정의가 억압받고 숨죽여 지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고 그 자리를 대신 지배하는 것은 거짓과 불의, 그리고 무한의 욕망이다"면서 "제가 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그래도 존경할 수 밖에 없었던 한 자락, 반칙이 없고 염치가 있는 민주주의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의 분투는 이렇게 오간 데 없이 배신당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유시민 후보가 당선되면 유신시대 지배자들의 논리를 연상케 하는 지금의 김문수 후보 언행처럼 힘있는 사람, 부자들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 부양과 자녀교육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큰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지방정부의 노력들이 그의 소신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들로부터 꽃피워지리라 믿는다"고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흔히 명석함과 정의를 향한 열정은 공존하기 어려운 특성인데, 그에게는 이 공존이 가장 큰 장점이다"면서 "더욱이 이제 겸양과 온유함까지 체득해가고 있으니 경기도민들과 더불어 새로운 변화를 추진해갈 적임자로서 유 후보를, 저같은 과거의 비판자까지도 자신있게 지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유 후보를 극찬했다.

그는 "작은 차이나 불만을 떠나 이 불의한 세상을 바꾸려는 모든 사람의 노력이 이번 선거에서 하나로 모아지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나는 이른바 친노인사도 아니고 이명박 정부가 잘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참여정부 때로 되돌아가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더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수도권 선거도 다 내준다면 현 정부가 더 기고만장해서 모든 사안을 밀어붙일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한 발 떨어져서 바라봐도 지금 선거판이 많이 어렵다"면서 "하지만 지금 (친노 외) 다른 개혁진영과 함께 손잡고 가고 있는 유 후보가 참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이 글은 유시민 후보 캠프가 언론에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