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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K-스토리텔러’ 김승아씨 “스토리텔러는 말로 그림 그려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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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K-스토리텔러’ 김승아씨 “스토리텔러는 말로 그림 그려주는 사람”

해외에 대한민국 전통문화 소개하는 ‘전도사’

국내 최초 K-스토리텔러 김승아(41)씨는 “스토리텔러는 소리(말)로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의 우수한 전통문화와 설화 등을 판소리와 노래 등으로 외국인들에게 알리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07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스토리텔링 과정을 이수하고 국내 1호 스토리텔러가 됐다. 또 그는 2008년 ‘제30회 토론토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해 외국인들에게 한국 이야기를 선보였다.


특히 2009년 제31회 페스티벌에서는 한국의 기개와 정신을 상징하는 호랑이에 얽힌 우화를 주제로 단독 콘서트와 세미나, 전시회를 열어 관광객들과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스토리텔러들에게 집중 조명을 받았다.

▲김승아씨가 판소리를 열창하고 있다. ⓒ김승아

김씨는 그동안 캐나다, 이탈리아, 그리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이란, 케냐, 아랍에미레이트 등지에서 개최된 스토리텔링 대회에 참가해 대한민국의 우수한 역사와 전통문화, 전래동화, 설화, 우화 등을 판소리, 연극, 춤, 노래 등의 예술장르와 접목한 스토리텔링 콘서트를 통해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외국인에게 알려왔다.

김씨는 “외국에서 흥부전이 가장 인기가 높다”며 “영국이 세익스피어를 통해 오랜 세월 많은 돈을 벌었다면 우리에게는 판소리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면 외국인들에게 무궁무진한 돈벌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리랑 스토리텔링 창시자이기도 한 김씨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스토리텔링의 세계와 스토리텔러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글로벌 스토리텔러 1호 , ‘아리랑 스토리텔링’ 창시자로 알려졌다. 스토리텔러는 어떤 일을 하나.

“스토리텔러의 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선생님일 수도 있고, 마케터일 수도 있고, 작가일 수도 있고, 기획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1호 글로벌 스토리텔러라는 말에서의 ‘스토리텔러’는 예술 영역에서의 performer였다. 외국에서는 아티스트로서의 ‘스토리텔러’, 예술장르로서 “스토리텔링”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텔러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예술적으로 들려주는 예술가다.

책이나 다양한 텍스트 악보라고 생각하면 피아니스트에 따라 같은 악보라도 다른 느낌으로 다른 테크닉으로 연주되듯이 그렇게 스토리텔러들 사이에서는 스토리가 다르게 연주되고 표현되는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스토리텔러가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난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스토리텔러는 말(소리)로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이라고.“

-어떤 계기로 이 분야에 진출하게 되었나.

“어렸을 때 많이 울어서 할머니가 이야길 들려주시면서 달래셔서 아기였을 때부터 할머니 밑에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33살에 홀로 되셔서 93살에 돌아가실 때까지 할머니는 책을 항상 읽으셨고 나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방학이면 책을 500권씩 읽었다. 어렸을 때는 수줍음이 많아 말을 잘 못해서 글을 썼는데 책을 많이 읽은 영향으로 글을 잘 써서 글짓기 대회에서 늘 상을 탔다.

어쩌면 영어를 좋아하게 된 계기도 우리 문학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노벨문학상을 타고 싶어서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어린 시절과 꿈을 잊어버리고 영어강사가 되었고 영어강사가 되어서도 스토리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때는 아이들보다 내가 더 스토리를 좋아해서 한 스토리를 가르칠 때마다 500번도 더 들었다.

2007년에 토론토로 TYC(Teaching Young Children)라는 프로그램을 공부하러 갔다가 우연히 토론토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에 관객으로 참가하면서 뭔가 잊고 있던 것이 마음 속에 스쳐지나갔다. 결국 어린시절, 할머니 그리고 잃어버린 나의 꿈을 다시 찾게 되었다. 할머니가 물려주신 어마어마한 이야기 유산 그리고 우리 조상님이 주신 어마어마한 문화유산이 스토리텔링으로 가치를 발현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어 이 분야로 진출하게 되었다.”

-그동안 주로 어떤 활동을 해왔나.

“외국인 친구들은 모두 나를 K-스토리텔러, 또는 한국문화 홍보대사라고 부른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에 대한 답이다. 해외에는 국제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이 있고 다양한 스토리텔링 이벤트가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진행된 스토리텔링 행사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서 한국문화를 알려왔다. 올해로 만 10주년이고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지난 3월 토론토에서 했다.

2007년 캐나다 토론토를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 북미,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을 다니며 한국 이야기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렸다. 캐나다는 10년 동안 13번을 오고 갔고, 싱가폴, 미국, 그리스,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케냐,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이란, 태국등 국제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서 한지, 한식, 한복, 유교문화, 한국의 종교사, 다도, 국악, 한글 서예, 민화, 도자기, 한과, K-pop 등 다양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선보였다.

한류가 급속도로 전 세계에 퍼짐에 따라 세계 스토리텔링 시장에서도 나의 존재는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에서도 공연이 끝나면 ‘언니, 고마워, 사랑해.’하는 한류팬들이 점점 늘어났다. 대장금 드라마의 시청률이 90%가 넘었다는 이란에서는 한복입은 나를 ‘장금’이라고 부르며 이영애씨처럼 대우해주었다.

지난해 가을 인도네시아에서는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모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주며 사람들과 사진 찍느라 하루 종일 한복을 입고 있어야 했다. 한류의 바람을 거세게 실감하고 있으며, 한류팬들에게 K-팝, K-드라마 이외의 더 깊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스토리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 너무 보람있다.“

-스토리텔링 은 지역과 인물 외에 특정 사안도 가능할 수 있나.

“그렇다. 스토리텔링의 또 다른 활용 영역은 펀드레이징과 사회 개혁운동이다. 외국 스토리텔러들은 미혼모 돕기 라든가, 현재 시리아 사태로 인한 난민 돕기 운동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하고 있으며 그 외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스토리텔링이 펼쳐지고 있다. 내가 그동안 한국에서 진행해온 것은 문화 예술 공연 볼 때 ‘공짜표 없애기 운동’도 있었다.

지난해 신망원이라는 아동 보육원에 소형차를 기부하는 스토리텔링을 했다. 당시 베이비 박스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많은 신망원에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응급실로 데려가는 소형차가 폐차되어 소형차를 누군가 기부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기부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작은 힘을 모아 기부하자는 운동을 펼쳤다. 여기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차(tea)를 차(car)로 바꾼 어른이 100명’이란 제목으로 신사임당 어머니 100분 모시기 운동으로 10일 동안 5000원짜리 차를 안 마시고 5만 원을 모아 신사임당 어머니 화폐로 기부하는 거였다.

5월5일 어린이날 기부자들이 모여 아이들과 함께 신사임당 어머니 100분을 함께 세고, ‘마마카’로 이름 지어진 500만 원 짜리 중고차로 변신하는 퍼포먼스 스토리텔링이었다. 결국 102명이 보여 자동차와 함께 주유권까지 기부했고, 아이들은 새로운 엄마 ‘마마카’의 등장으로 엄마 자동차를 안으면 너무 행복해 했다.“

-태백은 과거 탄광도시에서 산소도시, 고원관광 휴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어떤 스토리텔링이 좋을까.

“스토리텔러의 직관으로 보았을 때 탄광도시와 산소도시는 보기에 연관성이 없을 거 같지만, ‘사랑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란 주제로 펼치면 잘 연결될 거 같다. 산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산소 없이 살 수가 없다. 그리고 사랑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요즘 미세먼지로 인해 맑은 공기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순수해야 할 사랑이 미세먼지처럼 혼탁해져 있다. 과거 태백의 탄광촌 이야기를 보면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가득하다. 사랑하는 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일한 사람들의 사랑 그것은 우리가 요즘 잃어버린 또는 잊어버린 사랑이야기다. 산소처럼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 가족들의 사랑을 느끼지 못 할 때가 많은데, 그 사랑과 희생 존재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곳이 태백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강, 낙동강 발원지의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것에 조언해 주고 싶다면.

“글로벌 스토리텔러로서 한강, 낙동강의 발원지인 태백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었으면 한다. 한강은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아름답고 멋진 강이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우며 전쟁의 폐허에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구어낸 나라다. 만약 내가 태백을 한강, 낙동강 발원지로 스토리텔링 한다면 외국 관광객을 올 수 있게 하는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단체도 늦었지만 자치단체마다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찾아 입히는 일이 필요하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사실 너무 많다. 2015년 싱가폴에서 흥부 이야기를 공연할 때였는데 노인대학에서 단체 관람을 오셨다. 흥부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셨는지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해주셨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 콜을 하는데 어떤 할머니가 갑자기 무대로 오시더니 나를 껴안고 뽀뽀세례를 하셔서 사람들이 다 웃고 다음 날 그 소문이 퍼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어권에서 오신 분들이라 영어를 잘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었다고 한다. 아마 연륜 때문에 스토리의 상활과 나의 표정으로 이해하셨던 거 같다. 그 외에 동남아나 중동에서는 한류열풍 때문에 진짜 K-팝 가수같은 인기가 있어서 계속 사진찍고 ‘언니 사랑해’라고 말한다.

카카오톡하는 팬들도 있어서 김치 레시피를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주면 김치 만든 사진을 보내기도 하고, 한복을 입고 페이스북에 올려서 ‘like Seung Ah unni (승아 언니처럼) ’라고 포스팅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그 친구들이 가족이나 친구까지 데리고 한국에 방문하는 경우까지 있는데 한국문화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지역 공직자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스토리텔러로서 내가 발견한 스토리텔링의 매력은 두 가지이다. 가슴에서 가슴으로 소통하는 것 그리고 정체성을 통해 나를 알게 되고 더 나아가 남과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방식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 정보, 지혜까지 스토리라는 형태를 빌어서 전달할 때 그것은 머리에서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가 언어를 쓴다는 것인데 그 언어를 통해 마음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은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 진정성이란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을 향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스토리텔링을 떠올리면 이야기를 꾸며낸다고 생각하셔서 부담을 가지시거나 또는 이야기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선은 우리 지역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정체성에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 생각하고 그 진심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 하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 여러 개를 발굴하더라도 그 이야기들이 그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데 서로 연관되면 더욱 좋다.“

▲국내 1호 스토리텔러 김승아씨가 스토리텔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승아

-스토리텔러로 활동한지 올 해로 꼭 10년 째다. 지금 특별한 프로젝트(월드 투어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어떤 프로젝트인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월드투어 프로젝트인데 ‘전 세계 100만 명에게 한국문화 스토리텔링 하기‘다. 동기는 전 세계 65억 인구 중에 100만 명에게 한국문화와 스토리를 들려주고 1달러씩 기부를 받는다면 100만 달러 (10억원)을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한국에 스토리텔링 재단을 세워서 한국에 스토리텔링을 전파시키고 또 전세계에 한국문화를 전파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스토리텔링 센터는 공연장과 강연장 그리고 게스트 룸으로 구성된다. 전 세계 스토리텔러들 중에 한국문화를 공부하고 싶은 스토리텔러들이 한국문화를 스토리텔링할 수 있도록 하여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도모하고, 그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자신들의 문화를 한국 사람들에게 스토리텔링하여 문화 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영어강사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글로벌 스토리텔러로 10년을 걸어오면서 저는 그 누구보다 한국문화의 가치를 굳게 믿고 그 가치를 믿는 한 사람으로서 믿음을 실천하며 여기까지 왔다. 영어강사의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뭐에 홀린 듯 여기까지 너무나 행복하게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전 세계를 다니며 해마다 달라지는 한국문화의 힘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분명 대중 한류가 아닌 고급 한류의 시대가 곧 올 거라 믿고 앞으로 진정한 글로벌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나누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외국 친구들이 호응해주었고 결국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팀이 결성되었다. 80프로가 외국인이다. 꿈을 응원한다고 처음 기부한 사람도 프랑스 변호사 친구다. 보다 많은 한국 분들의 응원과 함께 한다면 너무 좋을 거 같다.“

-글로벌 스토리텔러로서 김승아씨가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스토리텔링 센터가 기반이 되어 한국문화 콘텐츠가 세계화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디즈니처럼 애니메이션, 영화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다. 디즈니가 북유럽의 설화를 가지고 성공한 케이스라면 우리는 한류시대와 더불어 5000년 역사 속의 한국 설화를 가지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디즈니랜드처럼 한국 전통문화와 스토리를 활용한 테마파크가 만들어질 수 있고, 우리나라가 문화 강대국, 관광 대국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은 문화 사업이다. 우리의 가장 큰 자원은 문화와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의 전통문화는 전 세계 어떤 문화와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다. 제가 지금 그 초석을 만드는 일, 시장을 만드는 일, 홍보까지 해오고 있기에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질 날이 올 거라 믿는다.“

김승아씨는 내달 20일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열리는 내셔널 스토리텔링 네트워크 컨퍼런스에 참가하고 10월에는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중 하나인 국제 스코틀랜드 스토리텔링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에딘버러에 한국문화 콘텐츠가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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