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상시개방 지시 이후에도 경북 구미시는 낙동강 개발사업을 강행한다.
52억원짜리 수상레포츠체험센터를 5월 초 개장한데 이어, 하반기 20억원짜리 낙동강 승마길을 운영하고 80억원짜리 번지점프장도 낙동강 개발사업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1차 수문개방 대상에서 구미보가 제외돼 구미시는 "당장 문제가 없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시민단체는 "개장 하자마자 폐장 운명에 처했다"며 "예산낭비성 사업들을 전면 중단하고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내달부터 4대강사업 낙동강 구간 8개 보(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가운데 대구경북에 있는 강정고령보·달성보, 경남지역에 있는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등 모두 4곳이 즉시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 나머지 4개보는 1차 수문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정부는 민관합동조사평가단을 꾸려 1년 동안 생태계 변화를 조사한 뒤 2차 개방 대상을 정한다.
4대강 수문을 상시적으로 열어서 시멘트 보에 갇혀 있던 강물을 하류로 흘려보내 녹조 발생과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 창궐, 진흙화 등 4대강과 관련한 수질, 생태계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처럼 보 개방으로 강 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그 동안 낙동강 보 일대에서 강변개발 사업을 진행한 지자체들에 대해 성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 십억짜리 시설물들이 수문 개방으로 모두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미 환경오염, 생태파괴, 인체 악영향 등을 이유로 시민사회가 사업 백지화를 주장했음에도 지자체들은 사업을 강행해 애꿎은 세금만 낭비하게 됐다.
하지만 구미시(시장 남유진)는 낙동강 개발사업을 강행한다. 지난 11일 52억원 '구미시 낙동강 수상레포츠체험센터'를 구미대교 인근에 개장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지역특화사업으로 선정된 '낙동강 승마길'을 구미승마장에서 구미보 우안 제방까지 17.9km 구간에 21억원을 들여 짓는다. 낙동강 인접 동락공원에 80억짜리 국내 최대높이(78.215m) 번지점프장도 건설한다.
이재봉 구미시 건설과 수변시설 담당자는 "합동조사까지 최소 1년에서 3년 걸리고 구미보가 2차 보 개방 대상에 포함되도 수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와 협의를 해 가능하면 사업을 유지할 것이다. 물만 흐르면 현재 사업들을 진행하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어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구미시의 사업 강행을 비판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처장은 "개장 하자마자 파장. 안일한 구미시의 사업 추진으로 예산을 낭비하게됐다"면서 "수 차례 낙동강 일대 사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는데도 기어코 사업을 강행해 화를 불렀다. 1차 보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기뻐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마련하고 아직 계획 중인 낙동강 개발사업들은 모두 중단하고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지난 24일 논평을 내고 "보 상시 개방 탓만 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4대강 사업 한계는 수 차례 지적돼 왔다. 안일하게 사업을 시행한 것에 대해 자성하라"고 말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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