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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재선 고지' 도전…최대 관문은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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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재선 고지' 도전…최대 관문은 '노무현'

나경원 꺾고 서울시장 후보 확정…"무능부패 세력 발호 막겠다"

이변은 없었다. 현직인 오세훈 시장이 3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과 김충환 의원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 재선 고지에 도전한다.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나경원 의원이 원희룡 의원과 단일화를 성사시키며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재선에 도전하게 된 오 시장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수락연설에서 "오늘 경선은 한나라당 당원 모두, 서울 시민 모두의 승리"라면서 "경선 과정의 고언과 격려를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본선 승리의 길로 나아가겠다. 6.2 지방선거 압승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면서 "무능한 부패세력의 발호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민주당과 한명숙 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서울을 지켜 한나라당을 지켜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70% 육박하는 득표율로 압승 거둔 오세훈

▲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오세훈 시장ⓒ뉴시스
오 시장은 서울시 대의원(20%), 일반 당원(30%), 국민참여선거인단(30%), 일반 여론조사(20%) 모두에서 나경원 의원과 김충환 의원을 압도했다.

현장 투표 인원 가운데 오 시장을 지지한 비율은 62%를 넘겼다. 지난 1일 부터 2일까지 실시된 서울시민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은 73.01%를 얻어 21.30%에 그친 나경원 의원을 여유있게 눌렀다.

종합 득표율은 68.4%에 달했다. 이같은 득표율은 한나라당 내 주류, 비주류 할 것 없이 '오세훈 대세론'이 맹위를 발휘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에는 나 의원이 더 부합하지 않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지만 일반 여론은 물론 한나라당 당원들도 시장의 '본선 경쟁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나경원-원희룡 단일화 후보에 지지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한 의원도 "본선에선 오 시장의 경쟁력이 더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도 이날 오전에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가 너무 늦었다"면서 "진작 되었어야 했는데 가까스로 됐으니까 효과가 미세한 것이다. 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뒤늦게 선거판에 뛰어들어 저력을 과시한 나경원 의원의 소득도 적지 않다. 특히 단일화 협상에서 정치 선배인 원희룡 의원을 꺾은 것은 나 의원의 중량감을 더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선 "나 의원이 여성 몫이 아니라 일반명부 최고위원을 목표로 전당대회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본선에서 '바람 선거' 전개되면 결과 장담 못 해

오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됨으로 인해 6.2 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도 야도 "서울을 이기면 다 이기는 것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 시장 측은 지난 4년 간 시정에 대해 "착실한 운영이었고 잡음도 없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내 경쟁자들은 "디자인과 홍보 등 겉치레만 치중했고 실속도 없었다"고 공세를 펼쳤다. 김충환 의원은 "재임 중에 홍보비만 하루에 1억이 넘게 썼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후보도 이 대목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 측은 "한 전 총리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쉽게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오 시장은 결국 '짝퉁 MB'에 불과하다.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컨텐츠에서 워낙 압도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 전 총리 측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은 조언으로 받아들인다"며 약점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

'바람'없는 조용한 선거가 될 경우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오 시장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이 꽤 앞서 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가 조용히 치러질 지는 미지수다. 선거 열흘 전인 5월 23일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이기도 하다.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난관은 '노무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맞상대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유력해 '노무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후보 확정 뒤 기자 간담회에서 "한명숙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나는 공약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치구도 싸움이 중요 변수였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시민들은 성숙한 눈과 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8년 6월부터 현재까지 수도권에서 열린 각급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수도권 바닥 민심에 깔린 반 한나라당 정서가 만만찮다는 이야기다. 오 시장의 최고 경쟁자는 한명숙이 아니라 '반MB 정서'일 수 있다.

이를 넘기 위해 오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사격도 기대하는 눈치다. 그는 선대본 구성과 관련해 "(박 전 대표도)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를 지지한 당협위원장이 친이, 친박 골고루였던 것처럼 선대본에도 당내 주요 계파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의 승승장구, 어디까지 갈까?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 한나라당의 '젊은 피'로 영입돼 정치를 시작한 오세훈 시장이 재선 등정길에 나선다. 지금까지 재선에 성공한 역대 시장은 없다.

시민단체 활동, TV 고정 출연 등으로 인한 인지도와 깔끔한 이미지를 등에 업고 정치판에 뛰어든 오 시장은 지난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정치개혁법을 주도한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17대 총선에 불출마했었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자 맞상대로 지목됐다. 정계로 돌아온 오 시장은 당 경선에서 맹형규, 홍준표 등 중진 의원들을 손쉽게 꺾었고 본선에서도 낙승했다. 이어 재선을 위한 후보 경선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

오 시장은 정계 입문 이후 별다른 고난을 겪지 않고 이 자리까지 승승장구했다. 오 시장의 이같은 이력에 대해선 "새로운 행태의 리더십과 저력을 갖췄다"는 평가와 "시운에 외형적 장점이 겹쳤을 뿐"이라는 박한 평가가 교차한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장으로서) 공약을 완수하고 그 결과를 갖고 평가받겠다"고 임기 4년 완주를 약속하며 "그 때 시민과 당의 의견을 물어 그 정치 일정(2017년 대선)에 참여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차차기 대선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할 경우 차차기 후보군의 앞자리에 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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