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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나경원 단일화 합의…'새판짜기'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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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나경원 단일화 합의…'새판짜기'로 가나

정두언 '물밑 역할', 오세훈 벽 넘을까?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했다. 당초 나 의원은 부정적인 탓에 단일화 전망이 어두웠지만, 5월 3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양 캠프를 대표한 강용석 의원과 이두아 의원은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하고 후보가 되지 못한 사람이 상대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다는 골자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결과는 30일 저녁에 발표될 예정이다.

정두언계와 이재오계 일부 의원, 단일후보 지지의사

두 사람은 "단일후보가 되면 지지하겠다는 명시적으로 밝힌 서울 지역 의원, 당협위원장이 열명이다"면서 "당직 등을 맡고 있어 공개하지 못한 사람도 그 정도 된다"고 밝혔다. 진수희, 정태근, 강용석, 유일호, 고승덕, 이종구 의원과 권기균 당협위원장 등이 이런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협상이 급진전된데 대해 강용석 의원은 "지난 주부터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제 오늘 급물살을 탔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나경원 캠프의 이두아 의원은 "지난 주말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가 큰 작용을 했다"면서 "야권 단일화 시 오세훈 시장이 5%p, 김문수 지사가 2%p, 안상수 시장이 1%p밖에 못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이렇게 가면 진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오늘 저쪽(야권) 경기도 단일화 합의 발표가 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강 의원과 이 의원은 "오 시장 쪽에선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단일화 효과가 클 것이다"면서 "정치권은 물론 비정치권 인사들로부터 압박이 적잖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캠프 "경선 완주 안 되니까 출구전략 세운 것 아니겠나"

반면 오세훈 캠프에 몸을 담고 있는 한 의원은 "'오세훈으로 어렵다'고 하는데 우린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단일화 명분으로 보이고, 두 사람이 서로 경선 완주를 해오려다가 안될 것 같으니 출구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이날 합의는 정태근 의원의 중재로 타결됐다는 전언이다.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 캠프에 몸을 담고 있는 의원은 최근 '정두언 의원이 큰 작용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답했다.

정두언 의원과 가까운 일부 의원, 이른바 이재오계로 불리는 의원들도 단일화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주류가 '새판짜기'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고 있다.

이날 서울시장 공심위원장 자격으로 배석한 이종구 의원은 "자칫하면 국정심판론, 서울시정에 대한 심판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전이 예상된다"면서 "오세훈 시장도 좋은 후보지만 새로운 후보가 새로운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서울시를 운영하는 뉴 리더가 필요하는 관점에서 원희룡, 나경원 후보가 합심해서 비전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합의문에는 "단일화 후보가 원희룡 후보로 결정될 경우 무상급식에 관한 공약은 나 의원의 공약으로 수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방선거 주요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무상급식 의제를 제기한 원 의원이 뜻을 접었다는 이야기다. 이는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원 의원의 개혁적 면모가 퇴색했다는 비판을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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