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명숙 '별건수사', 검찰 왜 이리 졸렬한가?"

한나라 '득의양양'…"구체적 혐의 있을 것"

한명숙 전 총리 선고 공판을 하루 앞둔 검찰의 '별건 수사' 개시에 대해 정치권도 혼란스럽다.

일산소재 한신건영 등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피의사실 공표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판사가 공연히 압수수색 영장을 내주겠냐"고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반면 민주당은 물론 자유선진당까지도 "졸렬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명숙 봐주면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9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오늘 선고 공판이 예정되어 있는 5만달러 수수, 그리고 새로운 혐의로 수사가 시작된 근 10억 가까운 돈이 불법정치자금으로 주고 받아졌다는 그런 혐의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런 걸 정치인이라고 해서 봐주면 어느 국민이 대한민국이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변인은 "신중한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준 것을 보면, 뭔가 구체적인 혐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 전 총리에 대한 혐의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그는 "재판부가 이건 받은 심증이 된다, 의심이 된다고 해도 물증을 확보 못할 경우는 의심을 하면서도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면서 "한 두 푼도 아니고, 5만 달러에 오늘 새롭게 보도된 것은 10억 가까운 정치자금에 수수되었다는 의혹을 계속 받는 자체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가 오늘 무죄판결을 받는다더라도 도덕성 공격을 이어나갈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혹' 제보도 곧바로 언론에 공개하나"

반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오늘 1심 판결에서 검찰이 스스로 패배를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이 절제와 품격을 잃어버리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검찰, 그리고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검찰을 위한 검찰 개혁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에서 얘기하는 것도 '확인했다'는 것이 아니고, '채권단 쪽에서 그런 의혹에 대해서 제보를 했다'는 것"이라며 "검찰은 의혹만 있으면 바로 그렇게 언론에 공개해 가지고 망신 주고 그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공방의 바깥에 있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이날 당 5역회의에서 "선고를 앞두고 검찰이 별건 수사를 발표한 것은 법관의 심증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고 의심 받기에 충분하다"며 "왜 검찰은 이렇게 졸렬한 짓을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죄를 지었으면 처벌 받는 것은 당연하나 무죄를 받을까봐 부랴사랴 별건을 조사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공정하지도 못하고 정의롭지도 못한 짓"이라며 "검찰은 좀 더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측은 "공판과정에서 다른 '신고'가 들어와서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9일 선고공판에 관계업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