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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진 靑, 노골적 '北風 띄우기'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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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짐진 靑, 노골적 '北風 띄우기' 용인?

'안보장사' 기대하나…"국방부와 입장 차이 없다"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과 관련한 청와대와 군 당국의 '온도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최대 쟁점인 '북한 개입설'에 대한 군 고위 관계자들의 노골적인 '북풍(北風) 띄우기' 움직임을 청와대가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지방선거 등 정치일정과 맞물린 '안보장사'를 의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신중하라"는 대통령…'北 개입설' 흘리는 軍

그 동안 북한의 관련 여부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신중한 편이었고, 또 일관됐다는 평가다. 사건 발생 직후 이 대통령은 '북한'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예단을 근거로 혼란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2일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과 국제사회가 보기 때문에 이런 일을 계기로 차분히 원인을 조사하고 국가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천안함 침몰사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제3자로 인식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였다.

전날에도 이 대통령은 최근 외국 특사를 다녀 온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개입됐다고 볼 만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침몰 나흘 만인 지난 30일 이 대통령이 직접 백령도 사고 현장을 찾은 대목도 '북한 개입설'과는 거리가 있는 정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군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고위 관계자들이 앞장서 공공연하게 '북한 개입설'을 흘리고 있다.

이날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어뢰와 기뢰 두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 가능성이 좀 더 실질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보이고 있는 '신중 모드'와는 거리가 적지 않은 발언이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도 지난 30일 백령도를 찾은 이 대통령에게 "(침몰 원인은) 인양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며 "어뢰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보수언론에 등장하는 익명의 '군 소식통', '군 고위 관계자들' 역시 연일 확인되지 않은 '북한 공격' 시나리오에 입각한 불안감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靑-軍 사이에 차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이같은 군 당국의 공식·비공식적 기류를 전혀 제지하지 않고 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뢰 가능성을 언급한)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사고 원인에 대해) 딱 부러지게 말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어뢰와 기뢰 사이에 어떤 것이 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니까 그렇게 대답한 게 아니냐"고 감쌌다.

사고 발생시점과 관련한 군 당국의 발표가 계속 변하고 있는 점, 교신내용 등 구체적인 정보공개를 꺼리는 분위기 등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현재 모든 상황은 국방부가 주관하고 있다"며 힘을 실어 줬다.

"북한 개입설과 관련해 청와대와 군 당국의 뉘앙스 차이가 적지 않은데, 톤을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렇지 않다, 차이가 없다"고 피해 가기도 했다.

북한 개입 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적지 않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군 당국의 전반적인 기류에 대해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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