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7일 국회를 찾아 전날 선출된 여야 신임 원내 지도부에 인사를 건넸다. 지난주 임종석 비서실장이 여야 5당 원내대표와 모두 만나며 '원내 일주'를 했고, 전 수석도 지난 15일 임명 하루만에 국회를 찾아 5당 지도부를 모두 만났다. 하지만 그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전 수석이 인사차 이들을 방문했다. 전 수석은 이로써 임명된 다음날부터 사흘 연달아 국회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이날 회동에서 전 수석은, 오는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 오찬에 초청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수석은 이날 축하 난 화분을 들고 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전 수석은 먼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축하 인사를 전했고, 우 원내대표는 "오랜 인연이 있는 친구 관계인데 이렇게 협력할 수 있게 돼 반갑다"고 환영했다. 우 원내대표는 "전 수석과 17대 국회에서 처음 의원 생활을 함께 시작했는데, 그 때 우리가 집권 여당(열린우리당)이었다"고 회고하며 "사실 (당시에) 당청 간 소통을 잘 하지 못했고, 또 정권을 시작하면서 과도한 개혁 요구를 잘 관리하지 못한 것이 마음 속 깊이 남아 있다. 다시는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반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 을지로위원회를 이끌며 개혁적 성향으로 평가받은 우 원내대표이지만 '과도한 개혁'과는 선을 긋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전 수석은 이어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을 만났다. 이 의장은 전 수석에게 "난을 하나만 가져오셨느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은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이 한 조를 이루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치러졌다. 전 수석은 이에 "회관에 가면 난이 전달돼 있을 것"이라며 "원내대표 난과 정책위의장 난을 두 개 가져왔지만 공개는 하나만 하겠다"고 웃으며 해명(?)했다. 전 수석은 김 원내대표를 "김 선배"라고 부르며 "(김 원내대표는) 저와 같이 국민의정부(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고 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국민의 실패이고 그 고통은 국민이 떠안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야당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덕담을 하면서도 "(문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한 만큼, 일방적인 게 아니라 국회와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개혁 조치를) 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 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며 "아무래도 5당 원내대표들이 국회를 이끌어가는 주체 아니겠나. 저는 뒤에서 지원군 역할하는 입장이고"라고 몸을 낮췄다. 그는 이날 김동철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가 문재인 정부의 개혁 조치들을 비판한 데 대해 "정부나 청와대로서는 충분히 검토를 해왔던 사안이고 더욱이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충분하게 검증했다. 그런(잘못된) 점은 크게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야당들 입장에서 그런 신중한 지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신중한 지적들을 보다 완벽한 정책 성공으로 이끌어 가는 조언으로 삼도록 해야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경청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관련 기사 : 국민의당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중규직화' 안돼")
한편 이날 전 수석과 국민의당 원내 지도부 회동에서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5당 원내대표를 19일 청와대 오찬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 수석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명길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19일 청와대 오찬과 관련해서 정식 제의가 있었고,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김 원내대표가 밝혔다"고 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범위는 원내 5당 원내대표"라며 "의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한정된 것이 없이 현안 전체에 대해 논의하자는 얘기였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여러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의제 제한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표해서, 정무수석실에서는 가능한 빨리 하자는 차원에서 금요일 오찬으로 잡았다(고 했다)"며 "다른 4개 정당 동의는 이미 받은 상태에서 오늘 (국민의당에) 얘기했고, 김 원내대표가 '참석하겠다'고 얘기해서 사실상 일정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전 수석은 이와 관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원식, 김동철 원내대표가 빠른 시간 내에 상견례를 갖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고, 다른 당 원내대표들을 방문했을 때도 그런 제안이 있어서, 오늘 (청와대에) 들어가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은 빨리 잡아서 알려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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