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김우룡ㆍ최시중ㆍ유인촌, 돕지는 못할 망정…"

쉴 틈 없이 터지는 '설화'에 한나라당 '다들 정신 못 차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에서 연달아 터지는 설화와 의혹으로 인해 한나라당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주만 하더라도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큰집 조인트' 발언,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교육 때문에 아동 성폭력 발생' 발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애 둘 이상 낳는 현모양처' 발언에 이은 큰 딸의 한나라당 시의원 공천 신청, "안상수 원내대표가 좌파 주지를 몰아내라고 했다"는 명진스님의 폭탄 발언 등이 숨돌릴 틈 없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다들 정신 못 차렸다"는 자책이 이어지고 있다.

"김우룡과 최시중, 구시대적이다"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23일 오전 <SBS> 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안상수 원내대표의 봉은사 외압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방어막을 치면서도 "우리 정부가 선거를 도와주지 않아도 좋으니 방해만 안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 의원은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과 최시중 방통위원장까지 엄호하진 못했다. 그는 김 전 이사장에 대해 "완전히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분 같다"면서 "굉장히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정말 굉장히 분한 얘기다. 쓸데없는 얘기를 해가지고 선거에 악영향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시중 위원장의 문제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어쨌든 여성발언은 사실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시대에 좀 안 맞는 거 같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부적절한 언행은 좀 안했으면 좋겠다. 특히 젊은 층한테 짜증나는 얘기들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짜증을 냈다.

그는 유인촌 장관의 '회피연아' 동영상 고소에 대해서도 "'웃자고 하는 일가지고 죽자고 덤벼들게 뭐 있냐'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것도 빨리 고소를 취하했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고는 친이 주류에서 줄줄이 터져

최근 여권에서 벌어진 논란들은 하나같이 주류진영, 친이 핵심 쪽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더하다는 지적이 있다.

친이계 한 초선 의원은 "요즘 사람들 하는 행태를 보면 국민도, 선거도 눈에 안 들어오는 것 같다"면서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 같다"고 개탄했다.

최근 청와대의 전폭적 신임을 바탕으로 다시 '실세'로 떠오른 정두언 의원도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뾰족한 수가 있겠냐"면서 "당대표가 확 틀어잡아야 되는데 그것도 난망해 보인다. 다들 알아서 정신차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