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결 과제다
사드 문제는 이제 새 정부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였다. 사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국의 외교안보 책임자들은 사드는 북핵 및 북한 미사일 방어에 부적합하며 중국과의 관계도 감안하여 사드 배치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그러다가 어떤 이유에선지 갑자기 완전히 입장을 돌변하여 일순간 사드 배치가 결정되었고, 마치 준비된 시나리오가 있는 것처럼 보수 언론이 총동원되면서 보수 정치세력과 함께 대대적인 안보 공세가 펼쳐졌고 서슬 퍼런 '사드 안보정국'이 조성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사드 배치는 마치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전쟁 수행 작전처럼 어떠한 형태의 국민적 동의 수렴 절차도 없이 일사천리로 속전속결 추진되었다. 그러고는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 수립 이전에 성주에 사드의 제반 장비가 배치되면서 이른바 '대못질'을 해놓은 상태다.
이제 박근혜의 외교 국정농단인 이 사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는 새 정부의 진로를 가름 짓는 가장 중차대한 과제로 부각되었다.
최순실 로비설부터 10억 달러 비용부담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사드 문제,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필자는 국가에 심각한 안보 위기와 국론분열을 초래한 사드 문제의 해결에 있어 가장 우선적인 선결과제는 사드 배치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라고 판단한다.
사드 문제가 부각되면서부터 제기된 미국 군산복합체 록히드마틴의 최순실에 대한 '범죄 성격의' 로비설과 함께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의 개입 의혹을 비롯하여 언론에서 이미 의혹이 일고 있는 김관진 등 외교안보 책임자들의 간여 여부가 철저하게 조사되어야 한다. 그리고 10억 달러의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발언에서도 드러나듯 사드 비용을 한국이 지불하기로 한 밀약이 있었는가의 문제도 숨김없이 조사되어야 한다.
사드가 배치되고서는 발전적인 한중관계 없다
현재 사드 문제 해결에 있어 사드배치는 기정사실화한 채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논리가 득세하고 있다.
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사드가 배치되고서는 발전적인 한중관계 없다. 중국 입장에서 사드 배치란 미국의 쿠바 미사일 위기와 같은 것이며, 심지어 한반도 사드 배치는 중국에 대한 개전 선포라고 주장하는 중국 군사전문가의 주장까지 있을 정도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의 사드 배치는 미국에 대해 '방어개념'으로서 간신히 유지해온 기존의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t force: 상대방의 핵 보복이 두려워 핵 선제공격을 단념하게 하는 핵 전력)의 상실을 의미하며, 이와 동시에 미국과 일본에 대해 야심 차게 준비해둔 둥펑(東風) 미사일 등 일련의 전략 무기 체계도 철저히 무력화된다. 이렇게 하여 미중 간의 군사력 균형은 붕괴하고 중국은 필연적으로 원점에서 다시 군비 증강을 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만약 중국과 미국 간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은 가장 먼저 성주에 배치된 사드 기지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중국과 우호를 운위하는 것은 위선이다
더구나 잘 알려져 있듯 사드 레이더는 4000킬로미터(km)까지 탐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러시아 역시 성주 사드 기지를 타격목표로 정조준하게 된다
여기에서 백번 양보하여 사드 체계가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북핵에 대한 대응체계라는 논리를 부연 설명하고자 한다. 만약 북한이 발사하는 핵무기를 '성주' 사드로 격추시켜 공중 폭파한다면, 그것은 동해 먼 바다나 태평양 바다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서울이나 수도권 상공에서 핵무기가 폭발하는 결과로서 이는 우리 머리 위에서 핵무기가 터지게 하는 가장 어리석은 방어 전략이다.
유엔헌장 제2조 제4항은 "모든 회원국은 그 국제관계에 있어 다른 국가의 영토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하여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양립하지 아니하는 어떠한 기타 방식으로도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가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일방의 안보 이익을 위하여 다른 일방의 안보를 '일방적으로' 위협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한반도 사드배치는 중국 안보에 있어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렇게 하여 중국 입장에서는 자신을 결정적으로 위협하는 '비수(匕首)'인 사드를 배치하고서 한국과 중국의 우호를 논하고 호혜(互惠)를 주창하며 미래를 향한 발전적 양국관계를 도모한다는 어떠한 미사여구도 한낱 위선이요 구두선에 불과하다.
사드는 가고 평화는 와야 한다. 한국과 중국 간에는 상호 무력 위협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우호 협력의 장이 활짝 펼쳐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국가전략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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