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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국민투표', MB-정운찬 주례보고에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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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국민투표', MB-정운찬 주례보고에서 결론"

李대통령 "지방선거 전에 국민투표 실시하라"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언급한 세종시 국민투표 가능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투표 방침을 결심한 구체적 시점과 6월 지방선거 이전에 국민투표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시간표까지 보도됐다.

<문화일보> 2일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정운찬 국무총리와의 주례보고 자리에서 국민투표 추진에 대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현재 정치권 구도로는 세종시 수정안이 돼도 문제, 안 돼도 문제"라면서 "국민투표는 지방선거 전에 실시하되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관련볍안은 17대 국회에서 의결된 만큼 18대 국회에서 수정할 경우 국회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 부담을 덜어 줄 필요가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이날 회동에서는 이대로라면 세종시 논란이 지방선거의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 일부부처 이전은 사실상 수도 분할의 문제이기 때문에 헌법 상 국민투표 사안이라는 논리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서는 현재까지 해당 보도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회 논의의 추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중대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언급해 국민투표 강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국무총리. ⓒ청와대

국민투표 가능한가?

간접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청와대의 이같은 방침이 전해짐에 따라 국민투표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논란을 국민투표로 풀겠다는 발상 자체부터가 법리적인 논란거리다.

헌법에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문제는 세종시 문제가 과연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다. 한나라당 내 친박진영과 야당들은 청와대가 국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위헌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국민투표를 계속 운운한다면 이명박 정권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세종시 문제가 무슨 국가안위인가"라면서 "한나라당의 안위 문제를 국가안위로 확대해석해서 국민을 협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세종시 문제는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한 정책 즉, 대한민국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적으로 국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며 "진심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헌법을 유린하는 무모한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후폭풍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지방선거 이전에 국민투표를 강행한다면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세종시 국민투표 정권에 대한 재신임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당초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투표론에 대해 여당 내 주류인 친이계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도 이같은 부담감에서다.

지역적으로는 편차가 존재하지만,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국민투표 실시는 그 결과에 따라 거꾸로 이 대통령의 입장에서 정치적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대로라면 지방선거에서 쟁점이 된다"는 청와대의 논리와는 달리 국민투표가 지방선거 정국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 선거 직전의 이슈가 세종시 문제로 오히려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도 중대한 변수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국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분당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청와대가 주도하는 국민투표론은 "정당구조로 대표되는 대의민주주의의 질서를 와해시킨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는 '정치권의 지리멸렬'을 이유로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출구없는 대치국면의 근본적인 원인이 청와대의 '일방통행'에 있다고 지적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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