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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박근혜, 관성으로 반대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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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박근혜, 관성으로 반대하지 마시라"

친박 좌장의 반란?… "대법원 등 7개 독립기관 보내자"

한나라당 친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18일 공개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엇박자를 냈다. 그동안 김 의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원안 반대' 소신을 견지해 오긴 했으나 박 전 대표를 향해 "관성에 젖어 반대하지 말라"고 일격한 대목은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 분할에서 오는 비효율의 극치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다"며 원안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명했다.

대신 그는 "여야 합의 정신을 훼손해선 안 되니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 국가인권위, 감사원, 공정거래위, 국민권익위 등 독립적 성격의 7개 기관을 세종시로 보내자"고 일종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일각에서 3~4개 부처 절충안이 나오지만 그것도 가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세종시 원안 수정이 내 분명한 소신"

▲ 김무성 의원은 "정부 분할의 비효율성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주장했다ⓒ연합
김 의원은 청와대와 친이계, 친박계, 야당, 충청권을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4각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모두에게 한 발 양보를 주문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수정안 쪽에 훨씬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원안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뜻이 확고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제2의 수정안을 성안해서 동조하는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호소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지금까지 관성에 젖어 반대하지 마시고 한 번 검토해달라"고 까지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은 여야, 여여 격돌에 대한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대로 대충돌이 벌어진다면 모두가 패자가 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돌아가고 말 것"이라면서 "의총, 상임위, 본회의에서 표대결을 벌이거나 국민투표로 더 큰 갈등 벌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로지 국민을 보고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절충안을 도출해내는 과정이 바로 정치"라면서 "모두에게 100% 흡족하지는 못 하더라도 서로 타협하고 절충해서 모두가 승리하는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제2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저는 정부 분할이 옳으냐 그르냐의 차원에서 세종시법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분명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못을 박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선 "정부는 혁신도시 건설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만 한다"면서 "대통령께서 직접 시도지사와 해당 기초단체장, 공기업장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독려하는 회의를 주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친박 '당혹'…친이 '환영'

이날 김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향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박 전 대표와 자신의 생각이 다른 데 대해 "다 국가발전을 위한 것이다"고 말하면서도 "관성에 의해 반대하지 마시라"고 압박했다.

그는 친이-친박의 정면대결 양상에 대해선 "이 싸움에 퇴로가 없는데 이대로 가면 공멸이다"면서 "전투에서 이긴다고 전쟁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협상과 타협을 위해 자기 양보가 필요하다"고 중간자적 입장을 취했다.

김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이 어느 정도 파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홀로 기자회견을 한 김 의원은 "여상규 의원과 의논을 했고 (친박계) 여의포럼 세미나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경남 남해-하동이 지역구지만 친이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친박계와 친이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친이계 이사철 의원은 "타당한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검토해볼만한 내용이다"고 환영했고 친이직계인 김용태 의원은 "의총에서 이런 제3의 안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기관 이전은 안 된다'는 대전제에서 친이계와 김무성 의원이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친박계는 내부적으로 김 의원을 수정안 찬성 쪽으로 계산해놓고 있었다. 하지만 계파의 좌장격인 김 의원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독자행보를 걷고 나설 것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이날 제안을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중론이다. 박 전 대표가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 '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인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만들기 위한 '무시 전략'으로 나설 것인지, 중진 의원의 소신을 인정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일지가 관심사다.

친이계는 친박계 내부에서 벌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내주 의총을 앞둔 한나라당이 격하게 출렁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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