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표 충돌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친박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청와대와 박 전 대표의 날선 대립각을 '접촉 사고'로 진화하면서도 대통령을 향해선 세종시 수정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과한 언행을 해명하는 것이 좋다"고 청와대 손을 들었다.
"세종시 매파들 대통령 주변에서 떨어지도록 해야"
홍사덕 의원은 12일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강도론' 논란에 대해선 "말하자면 세종시 법안하고 관련 없는 일종의 접촉사고였다"며 "어제 오후에 일단 마무리를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호영 특임장관과 전날 연락해 사태 진화를 논의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자신이 "박 전 대표 주변에서 일을 거드는 사람들이 기민하게 진상을 파악해서 말씀드리지 못한 탓으로 생긴 일이고 대통령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는 발언을 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접촉사고'가 난 정도이니 잘잘못을 대놓고 따지기보다 먼저 유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그러나 세종시 수정 추진을 주장하고 여론의 변화를 전망했던 청와대 참모들을 겨냥해 "이런 분들은 애를 많이 썼으니까 한 계급 올려서 영전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 주변에서 떨어지도록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청와대 물갈이를 주장했다.
그는 "입법예고 단계에서 정국이 부글부글 끌어가지고 대통령 뒤를 장악했던 사람들이 예언했던 것 하고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되어 있다"며 "누군가 책임은 져야되니까 그렇게 해서 철회하는 게 첫 번째"라며 인적 청산을 강조했다.
"노태우-YS관계로 보면 착각"
반면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홍준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당시 상황을 오해해서 과한 발언이 나왔고, 서로 소통이 잘 안 돼서 나온 해프닝 같다"며 "박 전 대표가 상황을 오해한 데 대해 경위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측이 '특정인을 지칭해 강도 발언을 한 게 아니다'고 했으니 그런 취지로 박 전 대표가 해명을 하는 게 좋다"며 "박 전 대표가 설마 대통령을 '강도'로 지칭했을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정말 잘못된 일이고 엄중하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근 충돌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이 1991년 '김영삼과 노태우의 충돌' 식으로 몰고가 정권을 잡자고 하면 오판이 될 수도 있다"며 "그때는 다른 뿌리끼리 대결이었는데 지금은 같은 뿌리로, 같은 뿌리끼리 충돌하면 박 전 대표 측이 불리하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표 측도 공천으로 엮어진 집단이지, 정치적 고락과 생사를 같이한 관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양측 다 직접적 확전은 피하려는 모양새지만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앙금이 깔린 발언들이 횡행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