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용퇴설? 상상할 수 없는 일"

'자질논란'에 불쾌감…"대정부 질문이 퀴즈게임인가"

정운찬 국무총리가 11일 자신의 '용퇴설'과 관련해 강력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한 달을 맞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어떠한 자리를 추구한 일도 없고, 연연하지도 않는 사람"이라며 "지난 번 충청지역을 방문했을 때 '세종시 건설본부장'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는데, 용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안의 통과여부라는 조건 속에서 저의 앞날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의 4월 국회 통과를 전제로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조건부 용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이날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어 정 총리는 "저는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각오로 일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어떠한 자리를 추구한 일도 없고, 연연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수정안, 상반기 처리 못하면 '영구미제' 된다"

세종시 수정안이 4월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정 총리는 "이번 달은 물리적으로 힘들고, 3월에는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며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4월에 처리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상반기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세종시 문제는 영구 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수정안 통과가 늦어지면) 기업이나 대학이 투자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고 매몰 비용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지난 7년 간 사업이 지지부진해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통이 큰 원주민에게 또다른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강도 논란'으로 청와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정 총리는 "박 전 대표가 '집안 사람이 강도로 돌변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제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가정"이라고 박 전 대표를 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해를 주선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정 총리는 "총리라는 자리가 정치 지도자들의 대화를 주선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 총리는 "아직도 세종시를 정치적 눈으로 보는 측면이 많고, 지역과 지역의 대립 구도로 몰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대한민국의 미래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사람이 국무총리로서 부족하단 말이냐"

한편 잦은 말실수 등으로 인해 자신을 둘러싼 '자질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 총리는 불쾌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정 총리는 "서울대 총장을 지낸 사람이 대한민국 총리를 지내기에 부족하다는 말인데, 국민들이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아바타 발언' 등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나온 구설수에 대해 그는 "국회법에 의하면 국회의원이 질문하고자 할 때 48시간 전에 질문지를 줘야 하는데, 질의 시간까지 요지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대정부 질문이 퀴즈게임처럼 된다거나, 국무위원들의 실수를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질문을 하는 것은 앞으로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자신의 해임건의안에 대해서 정 총리는 "당사자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