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교육감 선거 개입 당사자는 이주호 차관 "

출마 희망 현역 부교육감 주저앉혔나?

교육과학기술부가 수도권 교육감 선거 여권 성향 후보 단일화를 위해 출마를 준비하던 현역 부교육감을 주저앉히는 등 '출마자 조정'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과 교육계 안팎에서는 '실세'인 이주호 교육부 차관을 당사자로 지목하고 있다.

"이주호, 선거전략 행동대원처럼 움직여"

이종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위원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에 따르면 교육자치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이번 지방선거의 교육감 선거마저 관건선거개입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이주호 차관이 수도권의 현직 부교육감에 대해 출마포기를 종용했다는 것"이라면서 "이 시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행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차관의 선거개입 시도는 정권차원의 지방선거 개입 신호탄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고 한나라당의 선거전략 행동대원처럼 움직이는 행태로 보아 단순히 단독기획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안병만 장관의 사과와 이 차관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선관위는 이 사건에 대해 즉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보수든, 진보든 시민단체나 나아가 정당도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두고 후보를 권유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렇게 나서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혹은 지난 3일 <한국일보>보도로 촉발됐다. 당시 이 신문은 "교과부 고위 인사가 최근 수도권 지역의 교육청 부교육감 A씨를 만나 출마를 포기하도록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교육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고 당사자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이 신문은 "교과부가 서울 경기 인천 등 3곳의 수도권 지역 교육감 선거에 나설 이른바 '범여권 후보'들을 물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P, M, L씨 등 교수 출신의 전직 장관이나 여권 인사를 거론했다.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적 있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 이명현 전 교육부 장관 등이 '적합 후보군'이라는 것. 여권 내에서 "이 분들이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박세일 교수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이주호 차관으로부터 권유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범여권의 다른 인사들로부터도 권유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