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제위원장인 홍정욱 의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은 이미 북미 관계 개선을 하겠다는 전제로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 했다.
홍 의원은 2일 오전 KBS라디오와 CBS라디오에 나와 "시기 및 의제에 관한 논의는 남아 있지만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합의는 거의 이뤄졌다는 추측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핵화 선언에 대한 결단도 내리지 않았겠나"
하지만 그는 "우리 정부가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비핵개방 3000 같은 강압적인 정책, 강경책의 성과라고 여기면 매우 곤란하다"면서 "이것은 우리 정부의 설득이나 예를 들어서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이라고 하는, 북한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전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이라고 규정했다.
결국 북미 관계 개선의 전제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수용했다는 것. 홍 의원은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수용하기로 결심했다면 북미 관계 개선의 또 다른 전제인 6자 회담 복귀 혹은 비핵화 선언에 대한 결단도 내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북핵 문제는 북한이 일관되게 미국과 대화해야 될 의제라고 주장을 해 왔기 때문에 본격적인 의제로 채택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우리 정부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우리 (강경한) 정책이 일관되게 적용돼서 이로부터 빚어진 결과라고 생각하면 정상회담 중에 허를 찔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핵무장 자체가 체제의 수호를 위한 것이었고 체제의 수호는 남한이 아닌 오로지 미국이 보장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밀어왔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북미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면서 이것을 전제로 남북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에 충분히 임할 수 있다, 이런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고 봐야겠다"고 풀이했다.
3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우리는 이전 정부하고 다르다"는 그간의 공언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북핵 문제에 대해 가시적 성과를 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에도 청와대에서는 "핵 문제 진척시 대규모 지원" 언급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핵문제의 꼭지를 따는 것은 북한과 미국일 수 있다'는 것이 홍 의원의 예견이다.
"역시 4~5월이 가능성이 높다"
홍 의원은 ""이밖에도 납북자, 국군 포로 문제 뭐 다양한, 남북 군사 회담, 6·25 전사자 유해 발굴, 다양한 의제가 있다"며 "지금까지 남북 대화가 경제·문화 분야에 한정되지 않았나. 그래서 정치, 안보 분야의 대화가 이뤄진다면 큰 진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남북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선 "북미 관계 개선을 북한이 희망하고 그 전제로 남북관계의 개선,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면 하반기까지 미루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며 "상반기 개최를 전제로 한다면 1월에서 4월까지는 김정일, 김일성 생일 등으로 북한 측이 좀 힘들고 또 6월은 우리가 지방선거라는 정치 일정이 있어서 4월말~5월이 개최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홍 의원은 지방선거와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대북강경책을 구사했다라고 평가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그와 같은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담 장소에 대해서도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형식이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우리가 장소에 연연하는 것은 작은 나무만 보고 숲을 놓치는 일"이라면서 "한반도 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합의가 가능하다면 장소와 시기 모두가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BBC 회견에 대해 김은혜 대변인 등 청와대 홍보라인이 '마사지'한데 대해 "분명히 대통령의 발언을 편집 왜곡한 점, 또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거리낌 없이 언급한 점, 이런 것들은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언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향해 열려있는 창이기 때문에 언론에 대한 재인식, 그리고 대변인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서 반성이 필요하지 않나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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