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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촛불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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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촛불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기고] 시대정신과 촛불민의에 부합하는 인물을 기용해야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의 12월 19일, 어김없이 혹한에 치러야 했던 선거가 이제 장미가 피어나는 따스한 이 봄날에 치러지게 되어 좋다. 그리고 따뜻한 이 봄날, '북풍(北風)'이 몰아쳐도 그다지 춥지 않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말도 안 되는 '왕조 시대의 시대착오적 권력'을 시민의 손으로 기어코 물리치고 우리는 위대한 성취를 이뤄냈다. 국민주권주의의 민주주의로 가는 이 길은 장기적인 여정이며, 대선은 그 장정(長征)의 첫걸음이다. 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다시 좌절할 수는 없다.

나라의 존망은 인사(人事)에 있다
공자(孔子)가 노나라 애공을 만났을 때 애공은 위정(爲政)의 도리를 공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위정의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신하를 뽑는 데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계강자 역시 위정의 도리를 물었을 때 공자는 "정직한 사람을 기용하여 사악한 사람을 고쳐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사악한 사람도 정직한 사람으로 변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세종대왕이 치세를 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인재를 잘 기용한 것이 그 커다란 요인이었다. 조선 최고의 명재상 황희 정승을 비롯하여 맹사성, 허조 그리고 집현전 출신의 정인지와 신숙주, 이밖에도 장영실과 박연 등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였다. 세종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의 등용이라 여겼다. 세종이 인재를 등용하는 기준은 출신 배경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능력이었고, 그리해 철저하게 능력 본위의 용인관(用人觀)을 보여 주었다.

참으로 나라의 존망은 인사(人事)에 달려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도 우연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

미국 건국은 신대륙으로 건너건 초기 개척민들의 자주적인 의지를 바탕으로 하여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탁월한 지도력과 여기에 과학자이면서 미국 독립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벤저민 프랭클린을 비롯하여 헌법을 기초한 제임스 매디슨, 독립선언서의 작성자 토머스 제퍼슨 그리고 연방주의자 알렉산더 해밀턴 등의 훌륭한 인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라성과도 같았던 그들이 적재적소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세월질 수 있었던 것이다.

촛불 정신을 계승하여 참다운 인권과 노동, 환경 그리고 자주외교가 꽃피우길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이뤄낸 '촛불정부'는 다른 정부와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주의의 원칙은 중요하게 실현되어야 한다. 인물 기용에서도 금수저의 번지르르한 스펙이나 경력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주권주의의 정신과 실사구시의 현장 능력이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또한 민주 세력의 통합과 결집과 자주와 평화를 지향하는 시대정신의 반영이 절실하다.

그런데 유성룡의 추천이 없었던들 이순신 장군도 있을 수 없었고, 조선은 그야말로 존망의 위기에 직면했을 터이다. 차기 '촛불 민주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던 질풍노도의 이 비상한 국면에서 그리고 동시에 천재일우의 이 기회에 우선 인사(人事)에 있어 기존의 관행과 사고방식을 뛰어넘어 오늘의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창조적인 생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행을 뛰어넘어 사고방식의 창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인권은 민주주의의 지표로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여러 국가기관 중에서도 특별한 상징성을 지닌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박석운 촛불집회 퇴진행동 공동대표는 어떤가? 그는 법대 재학 시절 유신에 반대하여 투옥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옥고를 겪으면서도 결코 굴함이 없이 진보 운동을 견지하면서 사회진보 운동에 투신해왔다.

예를 들어, 이러한 그가 국가인권위원장을 맡는다고 상상해보면, 새 정부의 민주주의 실천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게 되고 동시에 촛불민심을 계승하는 상징적 의미를 증명시켜주는 의미를 지닐 수 있지 않을까.

차기정부에서 '노동부장관 노회찬'과 같은 일종의 연립정부 방안이 바람직하다. 이는 그간 계속 약속해왔던 연립정부의 실현의 구체적 방안이며, 진보 역량 결집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금 보수 세력은 외부적으로 그 막강하던 힘을 일시 잃었지만 우리 사회의 저변에 강력하게 온존하고 있다. 아니 여전히 지배적인 힘이다.

이러한 방식의 기용은 나아가 비정규직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청년실업으로 대표되는 미래에 대한 절망과 좌절을 극복하고 진실로 "노동이 당당한 사회"와 '희망'을 만들어나가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한편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환경 위기는 다시금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이제 환경이란 우리 모두의 삶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범주다. 더 이상 우리의 환경을 무사안일의 관료나 현실에 발을 딛지 않은 이른바 '전문가'의 손에 관행적으로 맡겨놓을 수는 없다.

따라서 차기 정부의 환경 분야에서도 파격적인 인사 기용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안온한 삶의 상징인 교수직을 초개처럼 버리고 척박한 조건에서 오랫동안 시민과 함께 녹색운동을 실천한 김종철 선생 같은 분이 정말 우리 사회가 당면한 필요한 일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에서 자주적 외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한 전략적 가치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한반도는 지금 '자주(自主)'의 무풍지대다.

촛불 국면에서도 집요하게 진행되던 안보 논란에 대부분의 학자나 이른바 전문가들이 곡학아세하는 와중에도 흔들림 없이 자주적인 목소리를 지켜온 분이 몇 분 있는데, 이런 인물들이 외교통일 분야에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자주의 개념을 상실한 채 스스로 강대국 정치의 졸(卒)로 전락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부디 진정한 자주외교의 길이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무쪼록 차기 촛불민주 정부가 부디 촛불정신을 계승하고 중지(衆智)를 모아 국민주권의 민주주의에 성공하는 정부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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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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