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여러 자리에서 '반MB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정책위의장인 이정희 의원은 아예 "한나라당 후보를 싹 다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MB 연대'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대해 이수호 최고위원 등이 "민주노동당의 공식 결정은 '진보정치대통합'이고 민주대연합은 선거전술의 일환"이라고 말했지만 오병윤 사무총장은 "진보대통합은 중장기적 조직노선이고 이번 지방선거 선거전략은 '반MB연대'"라면서 "이것이 공식 결의사항이고 사무총장이 책임 있게 집행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민노당의 새로운 간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정희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 본인도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희망과 고민 혼재하는 민노당
|
| ▲ 서울시장 후보 차출설이 나오는 이정희 의원. ⓒ프레시안 |
김창현 전 사무총장의 출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울산 광역시, 문성현 전 대표의 출마가 거론되는 경남 마산·창원·진해 통합시, 이세종 전 대우조선노조위원장이 출마를 확정한 경남 거제시 등이 이른바 영남 진보벨트에 속하고, 전남 장흥, 전남 나주, 광주 북구·광산구 등은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물론 영남벨트의 경우 진보신당과 경쟁이 불가피하고 야권 내부의 교통정리 등이 적지 않은 변수이지만, 어쨌든 '반MB 연대' 후보단일화가 된다면 승부를 걸어볼만하다는 것이 민노당의 자체 계산이다.
오히려 민노당의 고민은 다른 곳에 있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수도권, 특히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 진보신당이 서울 노회찬, 경기 심상정의 쌍포를 가동한 것과 대조적이다. 민노당에선 아직 경기와 서울에서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사람도 없다.
당 내부 논의기구를 통해 "반드시 서울 선거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수호 최고위원, 이상규 시당위원장, 박승흡 전 대변인 등 서울시장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던 인사들이 사실상 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군이 언론과 여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선 완주'까지는 몰라도 경쟁력 있는 자체 카드를 쥐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한 협상 카드의 존재 여부는 다른 지역 선거연합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정희 "당이 요구한다면"
이같은 상황에서 민노당의 주요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 이정희 의원이다.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원내외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 의원은 정치권에서 평가가 괜찮다.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 "이정희처럼 해야 한다. 후원회장이라도 맡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민노당 원내 화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의원을 후보로 차출할 경우, 의석수는 비례대표 승계로 유지되겠지만 당이 입을 적잖은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의 경우에도 민노당 일각에서 현재 진보신당 대표인 노회찬 당시 의원의 출마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 대표는 "전교 일등하는 학생한테 전학가라고 말하는 격"이라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민노당 오병윤 사무총장은 "노 대표는 개인 판단으로 거절했지만 이 의원은 다르다. 당의 요구가 있으면 따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 총장은 이정희 의원 차출 문제와 관련해 "나와 당 대표 사이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정도이고 아직 공식 기구에서 논의하진 않았다"면서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수면위로 올라갈지 그냥 내려앉을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이정희 의원도 "지방선거에서 반MB 연대를 구축해야 하고 당에서 그에 걸맞는 요구가 있다면 물리칠 수 없다"면서 "(출마 여부는) 모두 다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큰 선거를 뛰기 위해선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그렇긴 하지만, 이 자리(의원직)도 당에 의해서 서게 된 것이고 앞으로도 그렇다"고 답했다.
민노당 내에선 "이 의원을 차출하는 것은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는 의견과 "모험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하는 가운데, 이 의원까지 직접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