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어제 트위터에 이런 글을 썼다. '콘크리트에서 인간으로'다. 아동수당 문제, 고교무상교육 등은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지금 세종시, 4대강 이런 사업들로는 (한국) 국민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표는 "원안을 헌신짝 처럼 내버리고 수정해버린 정부여당도 문제지만, 세종시 문제가 다른 더 중요한 (민생) 문제를 쫓아내고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더 잘못하고 있는 무책임한 처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진보신당은 올해 일자리 안정과 사회복지 실현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이의 실현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진보개혁 진영에서 하나같이 '반MB 투쟁'을 선결과제로 제시한 것과 궤가 다르다.
"부유세 뛰어넘는 사회복지세 추진하겠다"
노 대표는 인터넷 무상 접속 환경 실현을 첫 화두로 내걸었다. 그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기자회견도 근거리 무선랜을 통해 트위터로 인터넷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진행했다.
노 대표는 "흔히들 한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여기지만 정부의 안이한 정책과 관련 업계의 낡은 독과점 이윤모델로 인해 무선인터넷 이용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고 데이터통신요금은 세계적으로 비싸고 인터넷 금융결제 시스템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인터넷 접속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인구가 밀집한 곳에서는 무상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상 인터넷 접속 환경 확충은 서울 시장 후보로 나선 노 대표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또한 노 대표는 "국민들이 겪고 있는 수많은 고통의 근원에는 일자리의 위기와 사회복지의 후퇴가 자리잡고 있다"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추경확보 △고용연대 수당 도입 △고용안정기업 우대제 △사회공공서비스 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올해 일자리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또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과제는 바로 사회복지의 기틀을 다지고 확대해 국민들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회복지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주장했던 부유세가 부유층의 자산에만 부과하는 세금이라면 사회복지세는 부유층의 자산은 물론 소득에도 부과하겠다는 것이 진보신당의 복안이다. 노 대표는 "사회복지세가 도입되면 진보신당 추산 약 14조 원의 재원이 마련되고 무상의료, 무상보육, 대학등록금 인하, 노인기초연금 인상, 공공주택 확충 등 다양한 국민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에는 진보-보수의 양당구도 만들어야"
이와 함께 노 대표는 "이명박 정권 극복의 대장정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가치연합'과 '정책연합'을 주장했다.
그는 "△노동 가치 존중 △생태 가치 실현 △보편적 복지의 3대 가치를 제안한다"면서 "정책연합을 위한 공동정치강령에는 지난 정권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하는 것으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폐기와 사회복지 확대 △한미FTA철회 △근본적 정치개혁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 등 지난 10년 정권을 책임졌던 세력들이 이같은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노 대표는 "이 제안들이 무조건 100% 관철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표는 전날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진보정당 통합 추진' 제안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를 강조하며 원론적 반응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2012년에는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선진적 양당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진보의 큰 집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선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의 통합을 뛰어넘는 전면적 정계개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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