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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연대' 첫 작품이 '정동영 복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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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연대' 첫 작품이 '정동영 복당'인가

[김종배의 it] "'4월 이후'에 대해 사과한다"는 말의 의미

첫 작품이 '정동영 복당'이다. 민주당이 목이 터져라 외쳐온 '통합과 연대'의 첫 결실이 다름 아닌 '정동영 복당'이다.

복당시켜주자는 쪽도, 복당시켜달라는 쪽도 한결같이 '통합과 연대'를 명분으로 내거니 이렇게 봐도 무방하다. 정세균 대표 또한 연대를 강조하면서 "(정동영 의원의)복당이 임박했다"고 공언했으니 이렇게 봐도 무방하다. 이른바 '통합과 연대'의 첫 작품이 갤러리에 걸릴 일만 남은 셈이다.

잘 된 일일까? 정동영 의원 말대로 민주주의 "퇴행"을 막는 게 급선무이니까 "극복할 수 있는 (내부의) 차이"를 뒤로 물리는 차원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가자. 이 때 정동영 의원은 지역주의에 몸을 기댔다. 자신에 대한 공천을 배제한 민주당을 탈당해 독자 출마를 선언한 뒤 신건 전 법무장관과 무소속 연대를 구축해 민주당 후보를 낙마시켰다.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지역'에서 돌파하려 했고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지역'에서 되찾으려 했다.

이 점을 환기하면 '정동영 복당' 역시 '퇴행'이다. '통합과 연대'의 제일 가치로 운위되는 '민주' 가치에 입각해 볼 때 정동영 의원의 복당은 '묻지마'식 '퇴행'이다.

아니라고 한다. '정동영 복당' 길에 주단을 깐 전북지역 의원들은 복당 허용의 전제조건으로 정동영 의원의 유감 표명을 요구했고, 정동영 의원 역시 오늘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고 하니 '묻지마' 복당은 아니라고 한다.

좋은 얘기다. 정동영 의원의 유감 표명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라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마음으로 흔쾌히 박수 칠 수도 있다. 헌데 아니다. 이렇게 좋게 해석할 여지는 없다.
▲ 정동영 의원은 12일 오전 민주당에 복당원을 제출한다ⓒ프레시안

정동영 의원은 이미 의사를 표명했다. 유감보다 더 센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의원 모임인 '민주연대' 정기총회에 참석해 "지난 4월 이후 당과 좋지 않은 말들이 오간 데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잘 들을 필요가 있다. 정동영 의원이 사과한 건 "4월 이후", 다시 말해 4.29재보선 이후의 행적이지 4.29재보선 행적이 아니다. 정동영 의원측 관계자도 그렇게 말했다. "재보선 이후의 갈등 양상에 대해 사과한 것이지 출마 결심 자체에 대해 사과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지역주의 행보를 무기로 삼는 기색이 역력하다. 정동영 의원 본인은 아니지만 그와 함께 복당 신청서를 내기로 한 유성엽 의원이 말한 바 있다. 지난달 9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호남 무소속 연대가 가만히 있고자 한들 출마 희망자를 비롯한 선거 수요자들이 가만히 놔두겠느냐"며 "현재의 민주당으로 호남을 석권할 수 있다고 본다면 큰 오산"이라고 했다. 지역주의 행보의 결과물을 복당의 무기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동영 의원(과 무소속 연대)은 변한 게 없다. 그의 존재에 덧씌워진 이미지 또한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일 것이다. '리얼미터'의 지난달 11일 여론조사 결과 '정동영 복당'에 반대하는 의견(39.4%)이 찬성하는 의견(34.3%)보다 더 많이 나온 건 그래서일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문을 열고 있다. 자신들에게 씌워진 '지역정당' 이미지를 벗겨내기도 버거운데 여기에 또 하나의 지역주의 이미지를 추가하고 있다. 민주의 퇴행을 비판하면서 정치의 퇴행을 방조 또는 주도하고 있다.

궁금하다. 이런 행태를 보이는 민주당에 '통합과 연대'의 주체이자 대상이 되는 다른 야당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궁금하다. 반MB 정서만큼이나 강한 비민주당 의식을 지닌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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