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없는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후보를 내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책임지는 사람 한 명 없이 또다시 나라를 이끌겠다고 하고 있다. 국민의 마음이 다 떠난 것도 모르고.”
권민호 거제시장이 자유한국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고 했고, 18일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 탈당계를 낼 것이라고 했다.
권 시장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운을 뗀 뒤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대통령을 두 번이나 낸 자유한국당임에도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정말로 헌신적으로 했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자숙해야 하는데, 반성은커녕 아무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모든 특혜와 수혜를 다 받은 지난 폐족들도 죄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반성 한 마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당이 쪼개진 상태에서 보수진영의 대선후보(홍준표)를 냈다지만, 국민의 마음은 이미 다 떠나 있다”며 “그래서 이제는 더 기대할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굳혔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심정으로 탈당을 결심하게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자유한국당 탈당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무소속 시장’으로 시정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권 시장은 “내려놓을 때는 전부를 내려놓을 수도 있어야 한다. 당분간은 무소속으로 있을 것”이라며 “대선 결과에 따라 무슨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나라를 이끌만한 수권 능력을 갖춘 정당이나 후보가 있다면 그때 가서 판단할 일”이라고 향후 거취에 대해 밝혔다.
그는 또 “국민들이 대통령을 뽑는 데 있어서 너무 감성적으로 왔다갔다 해서는 안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자유한국당을 집권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 선택이) 실패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 시장은 자신의 탈당이 대선과 관련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정치의 길은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렇다고 나의 탈당이 (대선 판세에) 특별한 뉴스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을 아끼고 있는 당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서운할 수도 있지만, 나 또한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쉽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고민한 결과 거제 시정을 더 바르게 이끌고 당면한 시정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는 탈당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권 시장은 자유한국당이 대선후보를 내지 않아야 했다고 했다. 반성할 줄 모르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소속 정당을 질책한 말이지만, 홍준표 후보를 향한 숨은 ‘가시’도 있어 보였다.
그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와 특별히 견해가 다르다고 할 것은 없다고 하면서도 ‘차이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시정 발전이 곧 도정 발전인데, 도지사의 생각과 산하 시장으로서의 방향성에 있어서 차이점은 있었다”며 “나는 내 생각이 옳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거제)시민들의 입장이 다르다면 시간을 가지고 이해와 설득을 해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했고, 홍 전 지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해내야 하는 게 차이점이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정치적 기득권과 특권의식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대에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사랑을 달라고 하는 것은 그 목표를 다 이루고 난 이후의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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