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를 공개하고 그 다음 날 미사일 시험발사를 함으로써 북핵위기의 공을 다시 미국 측에 넘겼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사평(社評)에서 "북한이 열병식과 다음날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외부 세계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며 "북한이 중요한 기념일 전후 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미중 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실험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시리아와 아프간을 공격하고, 대북 독자 행동을 시사한 것은 북한에 군사적 타격을 가하겠다는 위협이었다"며 "그러나 북한의 이틀간 행보는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결심을 외부에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현 상황에 대해 "이틀 전에는 공이 김정은 측에 있었다면, 지금은 공이 다시 트럼프 측에 넘어왔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의 이전 압박들은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며 "미국은 북한을 무시해야 할지 아니면 더 큰 압박을 가해야 할지 난제를 맞닥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작은 군사행동도 한국에 대한 북한의 보복 공격을 불러올 수 있다"며 "정세의 복잡성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미국이 즉각적으로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환구시보는 이후 상황에 대해 "이 단계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북 제재를 강화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중국은 유엔 결의를 통해 새로운 대북 제재에 나서겠지만, 현재로선 추가 조처를 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이념과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신문은 그러나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는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한 새로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통과를 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12일에도 '결전 앞둔 북핵 문제, 북한 멈춰서야"라는 사평에서 "최근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이 대북제재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달 '마지노선'을 또 한 번 넘는다면 중국 사회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을 포함한 유엔의 추가 제재에 찬성표를 던지길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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