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서울시장 출마?

시민주권모임에서 "국민이 요청하는 결정에 따를 각오"

한명숙 전 총리는 5일 민주당 안과 밖을 아우르는 친노 단체인 시민주권모임에서 "이제 여러분들은 민생을 챙기고, 민주주의 회복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달라"면서 "저는 여러분들과 국민들이 요청하는 결정에 따를 각오이며 마지막 힘을 쏟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공보담당인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은 "명확하게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긍정적인 쪽으로 좀 더 오픈해놓은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김 전 대변인은 "한 전 총리의 경우 몇 달 전 부터 지방선거에 대한 언급이 뜸했지만 이번 (검찰 수사)사건 이후 여러 분으로 부터 서울시장 출마권유를 받았다"면서 "그에 대한 생각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 상태지만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달 중순 쯤이면 선거연합에 대한 상들이 좀 더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 전 총리 (서울시장 출마) 문제도 그 때 쯤 더 명확해지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지방선거에서 단결이 필요하다.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낸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서울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전심을 다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친노진영의 또 다른 축인 국민참여당(가칭)은 현재 유시민 전 장관과 천호선 전 홍보수석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선정해놓고 있다.

"뭉치면 산다"지만…

이날 한 전 총리는 "작년 말부터 공작정치에 직면해서 너무 터무니없어 말문이 막혔다"면서 "이것은 한명숙 개인이 아니고 민주진영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진실 앞에 당당하고 의연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주권모임도 한 전 총리에 대한 기소에 대해 "명백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민주주의 수호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범민주세력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올해를 민생과 민주주의가 되살아나고 평화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한 해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기로 했다"면서 "올해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이명박 한나라당 일당독재를 종식시킬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수구기득권세력에 반대하는 제정당과 시민사회의 연대만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재천명했다"면서 "모든 정치세력이 기득권을 버리고 연대에 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민주개혁 진영과 진보진영의 선거 연대를 위해선 '5+4회의'라는 테이블이 구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정당 등 야5당과 희망과 대안, 민주통합시민행동, 2010연대, 시민주권 등이 지난해 말부터 몇 차례 모임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 기구에 대해선 '선거연합의 위한 구체적 논의기구'라는 주장과 '비공식적 간담회 테이블'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지방선거, 특히 수도권 지역의 경우 단일화에 대한 요구가 큰 편이고 각 정치세력의 공감도 적지 않지만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당략으로 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정당 밖 시민사회의 구심력도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월 안산 재보선에서도 민주당과 진보진영과 함께 단일화 테이블을 꾸렸던 시민단체의 견인력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