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10시부터 생중계 될 예정인 '대통령과의 대화'에 연애인 패널로 가수 박현빈, 탤런트 선우용녀, 방송인 오영실 씨 등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토론을 진행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 하지만 세종시와 4대강 논란 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100여 분에 불과한 토론시간을 지나치게 가벼운 질문 등으로 낭비하게 될 우려가 엿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생방송을 앞두고 그 동안 수차례 내부 독회와 리허설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송을 하루 앞둔 26일에는 해당 분야 비서관들이 패널 역할을 맡아 토론을 벌이는 '실전연습'까지 하는 등 공을 들였다고 한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오늘 방송에서 왜 세종시 원안이 수정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후손과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직접 책임지고 나설 수밖에 없는 국가지도자로서의 고민과 소회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생방송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세종시 문제를 이 대통령이 직접 이야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를 대국민담화로 할 것이냐, 국민과의 대화로 할 것이냐에 대해 내부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주관 방송사가 MBC로 결정되는 과정도 순탄지 않았다. 지난해 쇠고기 파동 등을 의식한 일부 참모의 반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해를 구하고, 소통하고, 설득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냐"면서 "방송사 선택을 우리 시각으로 재단하는 것 자체가 소통을 막는 일"이라고 정리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편 오는 30일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 청와대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세종시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세종시 수정 추진의 당위론을 설파한 뒤 당 내 소통을 통해 친박근혜계의 기류 변화를 꾀하겠다는 수순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29일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84회 탄신제를 맞아 오는 29일 충북 옥천을 찾는 박 전 대표의 입이 주목받는다. 세종시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이 나올지는 불투명하지만 이 대통령의 여론전에도 불구하고 '원안 플러스 알파'라는 기본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야당의 반대론이 누그러질 기미도 별로 없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과의 대화'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대통령 스스로 법치주의 부인을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일방적 대화로 민심을 바꾸겠다는 것은 착각이며 민심은 법치주의 훼손과 일방통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본격적인 세종시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방송이 끝나는 시간이 심야임에도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갖기로 하는 등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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