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으나 그가 남긴 문제는 여전히 적폐로 남겨져 있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31일, 1080일 동안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접안됐다.
세월호 유가족, 4.16연대 등은 세월호 인양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어느 정도 밝혀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목포신항으로 옮겨진 세월호는 현재 미수습자 수색 및 진상조사 방법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1일 416연대, 사드저지전국행동, 퇴진행동 적폐특위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드 저지 및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적폐청산의 날'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으나 박 정권의 적폐는 여전히 청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인적청산 1순위인 황교안이 이끄는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에서는 국민의 반대, 차기 정권으로 넘기라는 불구하고 사드배치를 불법 강행하고 있으며, 세월호의 인양과 수습, 조사, 보존에 대한 유족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유가족 외면한 황교안 권한대행
실제 이날 세월호가 접안돼 있는 목포신항을 찾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겠다 해놓고 별다른 설명 없이 현장을 떠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황 대행은 미수습 가족들과의 면담은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안순호 4.16연대 공동대표는 "황교안 대행은 미수습자 가족만 만나고 유가족은 만나지 않았다"며 "또다시 이렇게 정부는 우리를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세월호 인양의 목적은 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선체 보존까지"라면서 "목포에서 유가족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에 따르면 4.16 가족협의회는 황교안 권한대행 방문 소식에 면담 대표자를 정해 통제구역 밖에서 황 대행을 기다렸지만, 면담이 무산됐다.
세월호 가족들은 선체 조사에 세월호 가족을 참여시켜 줄 것, 선체를 절단하지 말고 선내 수색을 최우선으로 해 줄 것, 가족들이 3년간 기다려온 세월호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황 대행 측은 유가족들이 매우 격분한 상태이기에 면담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막 치고 노숙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그나마 이날 해수부는 그간 유가족 측이 지속해서 요구했던 선체 수습과정에서의 참관하는 것을 허락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목포신항 항만 외곽부두에서 열린 '진실규명 촉구대회'에서 "오늘 오전 해수부와의 협의 끝에 유가족들이 오늘부터 매일 두 차례씩 시간을 정해놓고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만 철재부두 안에 들어가서 작업과정을 참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 등은 해수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 70여명은 목포신항 북측 부두 외곽에 설치된 천막을 숙소로 쓰고 있다. 이 천막은 아스팔트 위에 목제 팔레트를 놓고 그 위에 은박지 스티로폼을 깔은 임시 숙소다.
박주민 "3년 동안 변한 건 하나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목포신항만 부두 외곽에서 천막노숙을 하고 있는 것을 두고 "기가 막히다"며 분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족분들은 여전한 농성과 차가운 정부의 태도에 3년 동안 변한 것은 하나도 없고 본인들만 늙었다고 하소연했다"며 "얼마 안 남은 정부가 끝까지 이렇게 하는 것을 보니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을 더 절실히 느낀다"고 강조했다.
한편,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광화문 KT→시민열린마당→안국역→종로1가→세종R→시민열린마당'(2.5㎞·진행방향 2개 차로) 경로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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