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민간위원장에 송석구 가천의대 총장이 선출했다. 합동위는 송 위원장과 정운찬 국무총리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정운찬 "세종시 원안은 국가발전에 도움 안 된다"
정운찬 총리는 첫 회의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는) 시작부터 완성까지 한 세대가 걸리는 시대적 과업으로, 이념과 정파적 이해에 얽매여 갈등을 거듭하기에는 너무나 엄중한 국가적 대사"라며 "지금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잘못 선택하게 되면 후손에게 엄청난 부담을 끼칠 수도 있는 냉엄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가 현재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실상의 정부 분리로 비효율이 예상된다"면서 "제 생각을 강요할 마음은 없다. 이 자리에 저와 생각이 같은 위원도 다른 위원도 있지만 의견과 제안은 하나하나 소중하게 검토되고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총리는 "토론이 길어질수록 사회 내의 지역·정파간 갈등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생산적, 압축적 토론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정 총리는 "나라든 개인이든 오류를 범할 수 있지만 성공적인 국가, 양식있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다"며 "어떤 사람은 국익을 위해 세종시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약속은 약속이니 지켜져야 한다고 하는데 민관합동위에서 갈등을 이성적 대화와 토론으로 수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석구 위원장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연기·공주 일대의 신개발지 17~18㎢를 어떤 형태로 개발할 것인지의 문제이지만, 크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주어진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민간의 논의를 이끌어야 할 입장에서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제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론수렴·대안마련 투트랙…행복청 "아직 투자실적 전무(全無)"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주1회 4단계 집중토론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의견수렴과 대안마련 작업을 병행키로 했다. 4단계 논의는 △자족기능별 대안 및 유인부여 방안 △자족성 보완방향 및 행정기관 이전 문제 △2~3개의 대안조합과 비용효과분석 보고 △최종대안 도출 및 필요시 법안 마련 등으로 이뤄진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세종시 투자유치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보고했다.
행복청은 국내기업체에 대한 방문·초청 설명 19회, 대학·병원 등 설치 양해각서(MOU)체결 및 유치활동 8회,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해외 현지 투자설명회 8회 등을 가졌으나 대부분 관심을 표명하는 수준이며 구체적인 투자단계는 전무하다고 밝혔다.
행복청은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상당한 기업, 대학 등 잠재적 투자자의 의향은 확인하였으나, 조건미비로 실제 유치실적은 매우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운찬 총리는 오는 17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 재계 총수를 직접 만나 투자유치, 기업이전 등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도 일부 학부를 이전하거나 아예 새로운 세종시 캠퍼스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민관합동위 위법 논란 야당은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설치 자체가 위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이시종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해양위 전체회의에서 "총리 직속의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대통령 훈령에 근거해 설치됐는데 자문기구 등 부속기관 설치는 법령에 근거해 설치되도록 규정한 정부조직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법률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관련한 개발계획, 실시계획, 토지공급 중요사항 등 개선보완책은 이미 설치돼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추진위원회에 다 일임이 돼 있다"며 "세종시 민관합동위 설치는 특별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세종시 민관합동위는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문기구이므로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정부조직법을 보면 부속기관에 자문기관도 포함된다"면서 "결국 세종시 민관합동위가 위법이므로 거기에 드는 정부예산 사용도 불법이고 모든 것이 다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세종시 원안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생각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말은 민간합동위원회지만 실질적으로는 세종시 무력화 위원회 만든 현정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법을 어기고 출범하는 위원회를 당장 해체하고 세종시 원안 건설 무력화하는 어떠한 시도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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