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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미디어법 무효 나면 사퇴하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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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미디어법 무효 나면 사퇴하려 했었다"

야당 의원-김형오 의장 고성 오가는 가운데 설전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 대해 "위법하나 무효는 아니다"는 결정을 내린 후 김형오 국회의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진다'는 자신의 기존 발언을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로 대체했다.

야당은 이후로도 김 의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김 의장은 "법안이 무효가 되면 사퇴하려고 했다"고 일축했다.

"책임진다 했으면 책임져라"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와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 15명은 3일 오전 본회의 산회 후 의장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김 의장은 헌재 결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 신문법과 방송법이 위법하다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며 "국회에서 위법사항을 해소하라는 헌재 결정을 어떻게 풀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그는 "(미디어법이 처리된)7월22일의 치욕적인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김 의장의 상습화된 직권남용을 없애야 한다, 앞으로 직권상정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할 생각이 없느냐"고 덧붙였다.

류근찬 원내대표는 전날 김 의장이 의사진행발언순서를 정운찬 총리의 시정연설 뒤로 돌린데 대해 "국회의 권위를 찾는데 의장이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대통령 시정연설 대독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주는 게 국회법에 맞다"면서 "김 의장이 있는 법도 못 지키면서 어떻게 국회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법을 만들라고 하는거냐"고 가세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김 의장이 사퇴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형오 "내 신상에 대해 왜 자꾸 그러냐"

야당 의원들의 날선 발언에 김 의장도 강공으로 맞섰다. 그는 의사진행발언 순서를 시정연설 뒤로 옮긴데 대해 "본회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는 것은 전적으로 사회권을 쥔 의장의 결단"이라며 "일단 의장이 결단했으면 따라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만약 헌재 결정으로 미디어법이 무효라면 즉각 국회의장직을 그만두려고 했다"면서도 "제 행위는 제가 책임진다, (야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한도가 지나치면 안 된다, 제 신상에 대해 자꾸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디어법 재개정은 양당 원내대표가 협상하라"고 공을 다시 넘겼다. 한나라당의 합의가 없으면 재개정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김 의장의 이같은 발언에 이강래 원내대표는 "김 의장 답변을 들으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면서 "그런 입장이라면 왜 국회의장실에 계시나, 그렇게 소신 없이 왜 여기 앉아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의장은 다시 "만약 내가 원내대표를 사퇴하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야당 원내대표가 그렇게 막말을 하시면 안 된다"고 역공을 가했다.

미디어법에 대한 정상적 재논의가 힘든 상황에서 민주당은 4일 이강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직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미디어법 재개정 촉구'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오는 주말에는 언론노조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계획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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