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일주일 째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주말 반등한 미국 증시의 영향이 컸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38.41포인트(2.67%) 오른 1478.51을 기록했다. 장중 한 때 1480.49까지 오르기도 했다. 5거래일 째 이어지는 상승세이며 올해 연중 최고치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197억 원, 3906억 원 매수해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대로 개인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9234억 원 어치를 팔았다.
안정 찾은 미국 증시가 세계 증시 상승 이끌어
전문가들은 이날 상승세의 원동력을 해외 증시에서 찾고 있다.
지난 주말 나스닥이 IT기술주를 중심으로 연중최고를 경신하고, CIT그룹이 파산을 모면해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것이다. 뉴욕 주식시장의 IT 관련 주가 안정되면서 정보통신제조업이 발달한 아시아 증시에 투자가 이뤄졌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양의 날'로 휴장한 일본을 제외한, 중국, 대만증시도 이날 상승세를 보였다.
정명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주 나스닥에서 IT, 반도체 기술주를 중심으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해 관련 기술주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전기ㆍ전자주는 3.49% 상승해 증시를 이끌었다. 삼성전자 주식은 전날 대비 2.99%포인트 오르며 연중 최고 가격인 69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전자는 4.31% 상승했고 하이닉스는 7%나 급등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팀장은 "상반기 중국증시가 반등하고 미국증시가 하향 곡선을 긋는 사이에 한국증시는 그 중간에서 이도저도 못하고 박스권을 형성했다"며 "미국증시가 지난 주말 반등하며 세계 증시를 상승시키는 투자심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기업실적이 이날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 급 실적전망치가 나왔고, 시장에선 이번 주에 삼성SDI,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그룹들이 긍정적인 2분기 실적을 공개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5월부터 증시는 2분기 실적 기대감을 반영했기 때문에 이날 상승세와 크게 상관은 없다"고 보았다. 반면 김 팀장은 "최근 공개된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결과들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넘겨서 충분히 현재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주장했다.
향후 상승세는 조금 더 지켜봐야
실적시즌 효과의 향후 영향 여부도 미지수라는 평가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가 상승한 만큼 앞으로 상장주들이 기대감에 상응하는 실적을 보여줘야 지금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며 미국경제에 맞춰 한국증시가 속도조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증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도 확실하지 않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 통화 재팽창), 잠재적 금융 부실 상태, 주정부 파산 우려 등의 하반기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20일 보고서에서 "한국 수출기업의 긍정적 실적 전망과 낮은 밸류에이션 등을 근거로 코스피지수가 향후 1년 내 165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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