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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조 빚에 갇힌 자영업자…69만가구는 '생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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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조 빚에 갇힌 자영업자…69만가구는 '생계형'

한은 보고서…"금리상승 땐 소매업·음식점업 충격 커"

가파르게 늘어난 빚이 자영업자의 주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현재 자영업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480조2천억원으로 추산됐다.

1년 전인 2015년 말(422조5천억원)보다 57조7천억원(13.7%) 늘었다.

이는 신용조회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받은 약 100만명의 가계부채 미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사업자대출은 308조7천억원이고 가계대출은 171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별로는 은행이 347조2천억원(사업자대출 262조4천억원, 가계대출 84조8천억원)으로 전체의 72.3%를 차지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은 133조원(사업자대출 46조3천억원, 가계대출 87조7천억원)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경기 부진 등으로 자영업자의 수입이 신통치 않은 가운데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용근로자보다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작년 3월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1억1천300만원으로 상용근로자 가구(7천700만원)의 약 1.5배 수준이다.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LTI)는 181.9%로 상용근로자(119.5%)보다 62.4% 포인트 높았다.

또 자영업자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41.9%로 상용근로자 가구(30.5%)보다 훨씬 높다.

자영업자 가구 중 1년간 30일 이상 빚을 연체한 가구 비중도 4.9%로 상용근로자(1.7%)의 두 배를 넘는다.

자영업자 중 소득이 하위 40%(1·2분위)에 속하는 '생계형 가구'는 작년 3월 말 현재 69만6천 가구(23.8%)이고 이들의 대출금은 42조8천억원(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9.9%)으로 추정됐다.

특히 생계형 가구의 대부분인 62만4천 가구는 유급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이다.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가족 생계를 위해 분식점, 치킨집, 편의점 등을 꾸리고 있는 셈이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평균 금융부채는 4천7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LTI 비율이 220.9%나 되고 연체 경험 가구의 비중도 9.8%나 됐다.

업종별 생계형 가구의 비중을 보면 음식점업(26.7%)과 소매업(21.6%)이 높았다.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앞으로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 자영업자들이 곤란해질 수 있다"며 "특히 소매업과 음식업은 생계형 창업이 많아 빚을 안정적으로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경기 호조로 대출이 급증한 부동산임대업을 둘러싼 불안감도 작지 않다.

자영업자 중 부동산임대업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1억9천600만원으로 소매업(1억200만원)이나 음식점업(1억1천300만원)보다 훨씬 많다.

또 부동산임대업 가구의 LTI는 228.3%로 소매업(173.2%)이나 음식점업(192.6%)에 비해 높다.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만기 일시상환 비중이 44.9%로 높아 연체율이 낮은 편이지만 부동산 경기 냉각 등 상황에 따라 부실화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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