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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회 '진해 벚꽃 케이블카' 문제점도 모른 채 '벚꽃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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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회 '진해 벚꽃 케이블카' 문제점도 모른 채 '벚꽃 구경'?

환경해양농림위 의원들 23일 현장 설명회에 논란 핵심 내용 파악도 못한 채 참석해 뒷북

“아~ 그래요? 몰랐어요.”

창원시의회(의장 김하용) 의원들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진해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설치 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도 해당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핵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의회 환경해양농림위원회(위원장 강호상) 소속 의원들은 지난 23일 오전 11시께 진해 장복산 아래 진해구민회관을 찾았다. 제65회 임시회 상임위 현장 활동으로 시 담당 부서로부터 사업 추진에 관한 현장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케이블카 사업 내용과 추진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후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해군 소유 땅 사용 협의 문제를 비롯해 경제성 확보 방안, 진해구민회관 처리 문제 등 이미 여러 차례 거론됐던 내용이었다.

▲창원시의회 환경해양농림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지난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구민회관 앞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대해 시청 관계자들로부터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김병찬 기자

그러나, 불과 일주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민간사업자 대상 현장투자설명회 당시 제기된 심각한 현실적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내용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시는 지난 15일 현장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국내 민간투자 희망업체 16곳이 참가했다. 시는 설명회가 끝난 뒤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16개 업체가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홍보했다.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당시 참가 업체들은 시가 준비한 설명회 내용 자체가 현실성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여러 가지 의문점들을 쏟아냈다.<지난 15일자 보도>

주차장 면적의 경우 계획보다 배 이상 확충이 필요한 이유와 예산 증액에 따른 사업 타당성 문제, 기부체납 공모 방식의 현실성 여부, 투자 결정과 사업계획서 제출 시한의 촉박함 등이었다.

이날 업체들의 질문은 그동안 제대로 거론되지 않았던 현실적인 부분이고, 사업 성패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시는 “고심하겠다. 검토해보겠다”는 답변만으로 투자설명회를 마쳤다. 업체들은 그 자리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거나 “제시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 사업은 절대 할 수 없다”는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미 특정업체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시는 설명회 이후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주차장 확충 문제는 업체들이 방안을 제시하라고 떠넘겼고, 기부체납 공모 방식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그때 논의하겠다고 했다.

시 공원개발과 관계자는 “공모기간이 짧아 사업계획서 제출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업체들이 제시된 스케줄에 맞추면 되는 문제”라며 “현재 계획된 일정과 내용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시의 이같은 대응 방식은 업체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간투자 희망업체들이 재검토를 요청한 문제점들로 보자면 당장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는데도 ‘싫으면 하지 말라’는 식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하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시의회 상임위 의원들은 이날 현장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새롭게 제기된 문제점들 가운데 단 한 가지도 거론하지 않았다. 아예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임시회 의사일정에 따라 형식적이라 할 만큼 겉핥기식 설명과 질문들만 주고받았다. 심지어 케이블카 중간 정류장 예정지인 하늘마루 현장 방문 여부를 놓고 의원들끼리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포기한 채 준비된 미니버스에 서둘러 올랐다.

기자가 뒤따라 탑승해 지난 15일에 있었던 민간사업자 현장투자설명회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의원들에게 묻자 “그런 일이 있었냐”며 “사전에 그런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한 의원은 “구체적으로 잘 몰랐다. 주차장 문제의 경우 다시 협의가 돼야 할 것 같다”며 “공모기간은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인데 1개월 정도로 짧은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단 우선협상대상자의 사업계획서가 들어오면 문제점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며 “현재로서는 어떻게 말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호상 위원장도 “사업계획서를 받아서, 충분히 검토해서, 그렇게 하겠다”고만 짧게 덧붙인 채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업을 추진하는 창원시도 귀를 닫고 고집불통 일방통행인데다, 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회도 본분을 잊은 채 거수기 노릇을 할 공산이 커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설치 사업 자체가 점차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편, 이날 현장 설명회에는 강 위원장을 비롯해 이천수, 노창섭, 김순식, 배옥숙, 이민희 시의원이 참석했다. 김우돌, 김장하, 송순호 시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전수명 시의원은 현장에는 왔으나 설명회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식사자리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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