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뮤지컬 전용극장과 실내 골프연습장, 헬스장 등을 갖춘 855억원짜리 '명품 주민센터(옛 동사무소)'가 들어선다.
서울 강남구는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옛 부지(2천812㎡)에 지하 5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4천443㎡ 규모의 도곡1동 주민센터를 짓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도곡1동 주민센터에는 공사비 573억원, 설계비 24억원, 감리비 23억원 등 강남구 예산 623억3천1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 2월 2만9천314㎡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로 개청한 울산광역시의 신청사 건축비 636억원(부지 비용 제외)과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 부지 구입비(232억원)까지 합하면 도곡1동 주민센터의 전체 건립 비용은 855억원에 이른다.
강남구 관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설비를 갖춘 6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 문화센터로 짓기로 해 건축비가 크게 늘어났다"며 "강남구는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비싼 주민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관계자들은 도곡1동 주민센터를 지역 발전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센터 내에 들어설 뮤지컬 극장의 설계를 위해 영국, 덴마크, 독일의 뮤지컬 극장 10여곳을 방문해 벤치마킹했다.
타워팰리스 등 대표적인 주상복합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도곡2동과 달리 도곡1동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쳐져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강남구는 주민센터를 통해 이 지역의 생활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 청사와 맞먹는 수준의 건축비를 들여 일개 동(洞)에 크고 호화로운 주민센터를 짓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1995년 지방자치 본격 실시 이후 신축된 59개 광역시ㆍ도와 시ㆍ구ㆍ군 청사의 평균 건축비는 광역시ㆍ도청의 경우 1천463억원, 일반시ㆍ군ㆍ구청의 경우 325억원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재정자립도가 높고 주민센터를 짓는데 시나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았기 때문에 호화청사라는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또 도곡1동 주민센터가 다른 지역에 위화감을 준다는 의견이 제기될 경우 실내골프연습장 등의 시설을 들여놓지 않거나 뮤지컬 극장의 규모를 다소 축소하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시ㆍ구청과는 달리 주민 이용도가 높은 주민센터에 투자하는 것은 지역발전에 투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뮤지컬 극장은 도곡1동 주민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고 강남구민은 물론 서울시민 모두를 위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강남구는 올해 11월까지 도곡1동 주민센터의 설계를 마무리하고 12월 착공해 2011년 12월 준공한 뒤 2012년 3월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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