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비대위·성주투쟁위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저녁 6시쯤 성주 초전면 소성리에서 열린 사드반대 평화발걸음 행진이 끝날 무렵, 진밭교 삼거리에서 원불교 교도들이 설치한 천막을 경찰이 강제 철거했다. 이를 막는 과정에서 주민, 원불교 교도를 비롯해 행진 참가자 등 6명이 손가락 골절, 타박상, 목 부상 등을 입고, 천막 1동이 파손됐다.
당시 경찰은 "도로를 무단 점거한 불법 건조물"이라고 이유를 들었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폭력을 조장했다"며 그 자리에서 2시간가량 경찰 병력과 대치한 채 '책임자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후 원불교 측이 다시 세운 천막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경찰이 아닌 행정당국이 철거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대치 상황이 끝났다.
상황이 발생했던 진밭교는 골프장 입구부터 마을 쪽으로 1.5km가량 떨어진 곳이다. 지난달 28일 국방부와 롯데간의 사드부지 맞교환 계약 후 '군사시설' 지정을 이유로 군과 경찰병력이 배치됐고, 골프장 출입이 통제돼왔다.
이에 매달 세 째주 토요일마다 골프장을 통해 정산종사의 구도 순례길을 걸어왔던 원불교 교도들은 이달부터 골프장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지난 11일부터 10일째 진밭교 삼거리에서 철야 농성 중이다. 그러다 17일 법원이 주민들이 제기한 '옥외집회신고제한 통고처분'을 일부 인용하면서 18일 저녁 6시30분까지 한시적으로 행진이 허용됐다.
이와 관련해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등 6개 단체는 20일 오후 진밭교 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종교인들의 평화행동을 경찰이 폭력으로 짓밟았다"며 "책임자 사과와 평화시위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탄핵당한 정부와 미군은 이 땅에 사드를 들여놓는 것도 모자라 경찰은 평화집회와 행진에 최소한의 안전대응도 없이 시민들에게 폭력을 지시했다"며 "책임자는 이 사태에 대한 해명과 공개사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드가 물러날 때까지 발생하는 모든 폭력적 상황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불사해 인권 유린사태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참가자들은 그 자리에서 피켓팅과 자유발언을 하며 30분가량 평화행동을 이어갔다. 이들은 앞으로 부상자 신원과 당시 상황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뒤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원불교 강해윤 교무는 "경찰은 군사시설지정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주민 통행과 원불교 신앙행위조차 막아서며 평화적 활동을 폭력으로 제압했다"면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주민 안전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배현무 성주투쟁위 법률팀장도 "사드 배치부터 주민 출입통제까지 모든 불법 행위는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되고 있다"며 "경찰은 천막을 뜯어낼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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