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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 국제적십자사의 대북 의료지원 요청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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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 국제적십자사의 대북 의료지원 요청 묵살

통일부가 "지원 곤란하다" 공문 보내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멘토'로 알려진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총재로 있는 대한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연맹의 대북지원을 묵살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신 적십자사는 전 직원들에게 4대강 살리기 홍보 동영상를 독려한 사실도 밝혀졌다.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1조에 규정된 국제적십자 운동 기본원칙 중 공평, 중립, 독립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유종하 "쌀 남는다고 금방 대북지원할 수 있는 건 아니고"

15일 민주당 박은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1일 국제적십자사연맹은 "2006~2007년 사이에 있었던 홍수 피해로 악화된 북한 주민의 건강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리 단위 기초보건소에 CHF 12,734,684(한화 약 136억 원) 상당의 의료지원이 필요한데,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CHF 2,000,000(한화 약 23억원)과 1,500,000(한화 약 17억원)을 한국정부가 지원했으면 한다" 는 내용의 <대북지원 사업 제안서>를 한적에 보냈다.

하지만 통일부는 유종하 한적 총재 취임 직후인 10월 30일에 공문을 통해 '국제적십자사연맹의 대북지원 사업에 대해 지원 곤란'을 한적에 통보했고, 이후 국제적십자연맹의 대북지원 제안은 없던 일로 돼 버렸다는 것.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더 큰 문제는 한적이 통일부의 말 한 마디에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본연의 임무를 저버렸다는 것과 통일부와 암묵적 공모 아래 이런 사실을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정부가 사실상 거절한 것 아니냐"고 묻자 유 총재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정치권에서도 '쌀 재고량 증가로 쌀값 폭락한다. 그래서 대북지원으로 쌀값안정시키자'는 이야기 나오는데 이런 건 적십자 총재가 먼저 제기해야 하는것 아닌가"라고 묻자 유 총재는 "쌀이 남는다고 해서 북측에 금방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국민의 세금으로 수매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적십자사가 그 걱정 먼저 하냐"고 몰아붙이자 유 총재는 "적십자사가 북한에 대한 지원의지가 없지 않다"면서 "그 동안 국제기구에서 북한 대표단을 만나서 여러 가지 지원 의사를 표명했는데 북의 대응이 없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 의원이 다시 "그러면 국제 적십자사가 의료지원 요청한 것은 왜 못줬나? 통일부가 주지 마라고 해서 안 준 것 아니냐"고 질타하자 유 총재는 별다른 답을 하지 못했다.

한적이 기획재정부의 4대강 살리기 홍보교육 자료에 근거해 지난 7월 한적의 전 직원이 사용하는 내부 메신저를 통해 '4대강 살리기 홈페이지'를 안내하고 홍보 동영상 시청을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십자사는 서면답변을 통해 "집합 교육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박 의원 측은 내부 직원 등의 전언을 근거로 "집합교육을 실시하려고 했으나 노조 등의 반발이 우려돼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급여한 진료 무료진료 등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 지방 적십자 병원에서는 지원 부족으로 10억 원 가까운 임금 체불도 발생했다. 전혜숙 의원이 "체불임금이 10억 원 가까이 발생하고 있지 않냐"고 질의하자 배석해있던 적십자사 실무자가 "체불임금 없다. 저만해도 월급을 다 받는다"고 답했다.

거듭 적십자 병원의 임금 체불 실태가 지적되자 이 실무자는 "본사 직원 말하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변웅전 복지위원장은 "허위증언하면 처벌 받는다"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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