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기업이 죽으면 어떡하나"라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안과 선을 그었다. 최근 보수적인 인물들을 영입한 데 대해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정권 교체를 위해 온다면, 우리로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종합편성채널 등이 주관한 당내 대선 경선 토론에서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으로부터는 '적폐 청산' 의지를 지적받았고, 안희정 충남지사로부터는 '배타적 리더십'이라는 견제를 받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이재명 성남시장과 증세 방안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재명 시장에게 "우리나라 (최대) 법인세율 22%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22.8%에 비해 낮은 편이 아니다"라며 "모든 국가들이 법인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데, 우리는 22%에서 한번에 8%를 올려서 30%로 높인다면 기업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재명 시장이 "모든 기업이 아니라 10대 재벌들이 22%를 내고, OECD 평균 실효세율이 22%인데 우리나라는 16%"라며 "500억 원 이상 버는 대기업만 증세하면 OECD 평균 실효세율 정도 될 것이다. 그 정도는 있어야 문재인 후보의 기초연금, 아동 수당 공약에도 10조 원이 드는데 그 일부라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문재인 전 대표는 "(법인세를 갑자기 올려서) 기업이 죽으면 어떡하나?"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영입 인사'를 두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모두로부터 공격받았다. 먼저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기득권과 대연정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는 세우고)' 정책을 고안한 김광두 서강대학교 교수를 캠프에 영입한 점을 언급하면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우리가 장관이나 고위 공직자를 뽑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권 교체를 돕기 위해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앞으로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가 오면, 걱정하지 말라"며 "저야말로 역대 청와대에서 가장 검증을 깐깐하게 했던 민정수석 출신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안희정 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인사들을 문제 삼고 나섰다.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과의 갈등으로 탈당한 안철수 의원과 김종인 의원을 두고는 "혁신에 반대했다"고 비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인사를 캠프에 영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취지에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안철수 의원과 김종인 의원의 탈당을 근거로 문재인 전 대표에게 "통합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탈당은) 혁신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크게 보자면 일부가 나갔지만, 반면에 더 많은 좋은 분들이 우리 당으로 들어오고 10만 명이 넘는 권리 당원이 들어오며 우리 당이 훨씬 크고 건강한 정당이 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안희정 지사는 "지금 문재인 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혁신 세력이라고 할 수 있나. 내 편이 되면 무조건 예쁘게 봐주면서, 나와 정치적 권력 싸움의 반대 진영에 있으면 배척하는 정치적 철학과 리더십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끌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에게 "안희정 지사는 저보다 정치를 오래하지 않았나.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당의 후보가 되고 난 이후에도 오히려 당의 후보를 흔들어서 후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부터 시작해서 우리 당의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을 지켜보지 않았나. 다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일"이라며 "그러다가도 다시 힘을 모은 게 야당의 역사다. 앞으로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안희정 지사가 전날 발표한 '국민 안식년제'와 '국공립대학교 등록금 0원' 정책을 공략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0년 근속한 노동자에게 1년 유급 휴가를 주자는 '안식년 제도'에 대해서는 "적용 대상이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노동자밖에 없고, 비정규직과 자영업자는 제도에서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국공립대 등록금 0원 정책에 대해서는 "국공립대에 사교육을 받은 부잣집 출신들이 더 많은데, 오히려 국공립과 사립을 가리지 않고 주는 '반값 등록금' 정책이 형평성에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안식년제에 대해서는 "주5일제를 도입할 때도 (비정규직이 배제된다는) 똑같은 질문이 나왔지만, 주5일제 근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노동 문화가 정착됐다"고 반박했다. 국공립대 등록금 0원 정책에 대해서는 "카이스트급으로 지방 국공립대학을 육성해 지역 균형 발전의 동력을 만들자는 취지"라며 "대학생들이 겪는 높은 등록금 부담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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