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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그들만을 위한 행사"... 경남 진해 웅천복지회관 개관식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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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그들만을 위한 행사"... 경남 진해 웅천복지회관 개관식 잡음

주민들 "자체 준비 행사 내용 시에서 빼라고 해"... 국회의원, 시장, 시의회 의장만 인사말

“주민들을 위한 주민 자치 행사가 아니라 정치인들을 위한 ‘그들만의 정치 행사’였다.”

경남 창원시가 지난 13일 진해구 웅천동 ‘웅천복지회관’ 공식 개관식을 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행사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주민 300여명과 함께 김성찬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안상수 창원시장, 김하용 창원시의회 의장을 포함한 시의원 4명, 도의원 3명 등 지역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 13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천중로 55번길 2에서 열린 '웅천복지회관' 개관식.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자축하는 행사가 정치인들의 말하기로만 끝나 빈축을 사고 있다.ⓒ사진 제공 창원시

오후 2시 30분께부터 시작된 식전행사에 이어 오후 3시부터 김 의원, 안 시장, 김 의장 순으로 인사말을 한 뒤 현판 제막식과 커팅식을 끝으로 공식 행사가 끝났다.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주민을 대표하는 주민자치위원장의 인사말과 전 자치위원장에 대한 공로패 수여가 식순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웅천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애초에 지난 6일부터 개관해 시험운영에 들어간 웅천복지회관의 공식 개관식을 3개월 정도 지난 뒤 할 계획이었다.

무료급식소와 다목적강당, 체력단련실, 회의실 등을 운영해보고 개선할 사항과 보완해야 할 점 등을 점검한 뒤 개관식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문을 연 지 8일만에 부리나케 공식 개관식이 강행됐다.

또 개관식 식순에 주민자치위원장의 인사말과 회관 유치 및 예산 확보에 공이 큰 전 위원장에 대한 공로패 수여식을 하려던 주민들의 의사도 무시된 채 정치인 일색의 인사말로 진행됐다.

결국, 개관식에 참석한 주민 300여명은 주민 스스로를 위한 자축 행사에서 주인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채 정치인들의 ‘말씀’을 들어주기 위해 동원된 청중으로 전락했다.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창원시의 의사가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관식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위원장 인사말과 공로패 수여식은 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나 하고 화를 낸 것으로 들었다”며 “창원시와 진해구청, 비서실에서 관여한 것이라서 이해해달라는 답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시·비서실·구청이 의전 시나리오를 짜면서 주민자치위원장의 인사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안 시장이 행사를 오래 하는 걸 싫어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의 자치적 행사인데 정치인들의 일정이나 입장만 고려한 것은 상대적으로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준다”며 “주민들을 위해야 할 정치인들이 격을 따지며 너무 권위적이라는 인상밖에 들지 않는다”고 씁쓸해 했다.

창원시장 비서실은 식순 시나리오 개입설에 대해 부인했다. 비서실 측은 지난 14일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식순 조율에 관여한 바 없다”며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시장님 일정 등을 조정해 행사에 참가한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창원시 노인장애인과도 강요는 아니었다는 식의 해명을 했다. 구무영 과장은 “주민자치위원장 인사말에 관한 부분은 얘기된 게 없었고, 공로패는 주민자치위원장과 의견을 나눴다”며 “예산을 확보 등 복지회관 건립에 있어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인데, 전 자치위원장만을 특정해서 공로패를 수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식의 제안을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또 “주민자치위원장이 공로패 수여식을 공식 행사에서 못할 것 같으면 다과회 때 하겠다고 했다”며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겠다고 의견을 나눠서 조율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공로패 수여를 포함해 어떤 자체 행사도 끝내 진행되지 못했다. 또 주민자치위원회도 좀체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편, 웅천복지회관은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동안의 공사를 통해 올해 1월에 완공됐다. 1층은 무료급식소로 운영되며, 2층은 다목적강당과 체력단련실,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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