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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나는 도전 좋아하는 사람…심장의 설렘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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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나는 도전 좋아하는 사람…심장의 설렘이 있다 "

"MB, 자신의 신에게 구원 받기를…민주당, 이익만 추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짤막한 발언 외에는 말을 아껴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저녁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주최한 '노무현 시민학교'의 마지막 강사로 나섰다.

유 전 장관은 '노무현 가치,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노 전 대통령의 유지인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제도 정치권과 민주당을 썩은 문짝에 비유해 싸잡아 비판하면서도 친노신당에 대해선 "몇 명 되지 않지만 문짝을 차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지켜보고 있다. 문짝을 걷어차면 설렘이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친노신당에 참여하는 일부 인사들은 "당장은 아니라도 유 전 장관이 언젠간 우리 쪽과 함께 하지 않겠나"고 기대하고 있다.

"노무현은 의를 구했고, 이명박은 이를 취한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생사관이나 인생관은 맹자와 가장 통한다"고 빗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무엇이 있다면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한다', '의를 위해서 생명도 버릴 수 있다'는 뜻의 사생취의(捨生取義) 혹은 사리취의(捨利取義)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행동이 "의를 구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이야기다. 유 전 장관은 "의를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의는 무엇이냐"면서 "헌법에 그 대답이 나와 있다. 자유, 복지, 평등, 사회정의, 평화, 안전, 환경보호 등은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서 추구해야 할 최고목표이자 가치"라고 자문자답했다.

이는 곧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유 전 장관은 양 혜왕이 맹자의 방문을 받고 "이렇게 천리를 멀다하지 않고 오셨는데 우리나라에 무슨 이로움이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가 "왜 반드시 이(利)만 말하는가 오직 인과 의만 있을 따름이다"고 공박 받은 대목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부가 의보다는 이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부터 평범한 시민까지 이익을 논하는 사회는 건전하게 발전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퇴락의 길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뉘우치고 회개해야 구원받을 수 있다"며 "이 대통령도 마음이 불편할 텐데 그분이 자기가 믿는 신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진보진영 싸잡아 비판, 친노신당은 상찬

유 전 장관의 비판은 이어 민주당을 향했다. 그는 "민주당의 경우도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 지지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익이 아닌 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이익단체처럼 의는 추구하지 않고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로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 당사에 노 전 대통령 사진 건다고 노무현 정신 계승하는 게 아니다"면서 "전직 의원이 '노무현 정부가 경제에 무능해서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다'고 했다. '진보는 무능하다'는 것은 조중동의 논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보다 '의'를 중시하는 진보진영도 유 전 장관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가치를 추구하는 진보진영 쪽에서는 내부 다툼이 심하다"면서 "다름에도 불구하고 연대해야 할 때가 많은데 연대를 잘 못하는 것이다. 연대를 막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최대주의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미군 주둔을 인정한다면 용산보다 평택에 (미군 기지가) 있는 게 더 나은 대안"이라며 "대추리 문제를 가지고 '진보의 적'이라고 하니 가슴 아프다"고 평택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친노신당을 향해선 "정치의 문법, 구조, 풍토가 썩은 문짝이라고 생각해 힘도 없는 사람들이 그 문짝을 차고 있는 곳"이라고 상찬하며 "같이 (문짝을) 차고 싶은 게 제 심정인데 같이 못 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제 마음 속에는 붉은 심장의 설렘이 있다. 실패할지 성공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문짝을 걷어차는 설레임이 있다"면서 "하지만 다른 정당들이 하는 것은 확신도 없고 최소한의 설렘이나 감동도 없다"고 했다.

물론 그는 구체적 거취에 대해선 "지금으로서는 보궐선거나 지방선거에 후보로 나설 생각도 없고 대구에서 재도전할 계획도 없다"면서도 "전 지금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도 못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다시 일을 찾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선택이 저한테 놓여 있다"며 "어디서 출마하느냐는 그 다음 문제"라고 말해 현실 정치 재개에 대한 근본적 고민에 빠져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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