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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정운찬? "이 정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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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정운찬? "이 정도라면…"

정운찬 청문회 관전평…'정치력 평가' 낙제점

"우리가 후보로 모셨으면 큰일 날 뻔 했다."(민주당 핵심 관계자)

"어차피 크게 긴장 안 했지만 더 신경 쓸 필요도 없는 것 같다."(친박계 인사)

"우리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대선후보로는) 아웃이라고 봐야 된다."(수도권 친이계 의원)

21~22일 이틀에 걸친 정운찬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 각 정치세력의 관전평은 이랬다. 청문회 기간에 제기된 의혹들의 진위 여부, 향후 총리직의 성공적 수행 여부와 별개로 정운찬 후보자는 차기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현 시점에서의 공통된 의견인 셈이다.

이들은 대체로 "신인인데 정치적 셈법이 부족한 것 자체는 단점이 아니다"면서도 "정치적 감각, 설득력, 대중적 감각 등 전부가 낙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급한 평가일 수도 있지만 제각기 다른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인사들의 의견이 일치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우리가 영입했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 정운찬 총리 후보자ⓒ프레시안

지난 2007년 정 후보자를 영입하기 위해 잦은 접촉을 가졌던 민주당 인사는 "청문회를 보니 (영입이) 안 되길 잘했다. 큰 일 날 뻔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인사는 "나쁜 사람은 아니고 능력도 있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이다"면서도 "여러 의혹에 해명을 하는 것들을 보니 '우리집 정원사도 가난하고 가정부도 가난하니 나도 가난하다' 수준이더라"고 혹평했다.

이 인사는 "언사와 정치적 판단력에 대한 첫 시험대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면서 "대권후보군으로선 끝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쪽 의견도 흡사했다. 한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좋다 좋다 '해서 그런 줄 알았지 이 정도인 줄 우린들 알았겠냐"면서 "한마디로 개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들에게 여러 실익이 있으니 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지만 나쁜 의도는 없었다는 정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아니 그럼 그런 이익 때문에 상류층들이 미국 국적을 갖는 것이지 그게 아니면 왜 갖겠냐. 저 이야기를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대권 구도와는 관련성이 없어졌다고 봐도 된다. 성장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친박계 인사도 "별로 신경 쓸 필요 없겠다. 화제도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로 끝

정 후보자 제자 그룹의 한 교수는 "선생님께서 서울대 총장을 하면서 트레이닝을 받았다하셨더라도 제자들은 물가에 애를 내놓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애초에 정 후보자의 공직 참여에 부정적이었던 이 교수는 "일부러 뉴스도 거의 안 봤다. 예상했던 수준이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를 향해 "청문회에 나와서 거짓말만 하고 있더라"는 식으로 평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적잖은 흠결에 대해서도 야당 쪽 인사들도 "그 정도 인사들 사이에서 있을 법한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 관리, 의혹에 대한 반론의 설득력 수준, 대중의 눈높이에 대한 인식 등 이른바 '정무적 능력'에 대해선 부분에 대한 평가도 낙제점 수준으로 똑같았다. 이슈 자체 보다 이슈를 다루는 태도에 문제가 많고, 교정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정 후보자와 가까운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기본적으로 사회와 국가에 대한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분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총리직을 발판삼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당적을 바꾸면서 대선후보가 되는 생각은 안하느냐'는 견제성 질문을 날리자 "대통령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제 은사인 조순 교수는 한 일간신문에서 (제게) 다른 생각하지 말고 중국의 원자바오처럼 하라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불과 이틀이지만 난생 처음으로 '혹독한 고초'를 겪은 정 후보자가 당분간은 다른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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