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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女心), 반(反)MB 넘어 혐(嫌)MB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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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女心), 반(反)MB 넘어 혐(嫌)MB로?

광범위한 여심이반 "MB 스타일도 컨텐츠도 비호감"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욱일승천'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50%를 넘긴 결과도 나왔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확실히 따돌렸고 OECD국가 중에서도 1등 내지 2등이다"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으로부터 돌아선 여심(女心)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30대를 중심으로 20대, 40대 여성층에서도 동년배 남성에 비해 20% 가량 낮다.

지난 3일 리서치앤리서치(R&R) 조사에서 30대 여성 지지도는 23.3%에 불과해 전체 평균의 절반에 그쳤고, 30대 남성 39.4%에 비해서도 크게 낮았다. 20대에서도 성별간 차이는 12.5%에 달했다.

▲ 2, 30대 여성이 눈에 띄는 여론조사 결과ⓒ리서치 앤 리서치

윈지코리아컨설팅과 월드리서치의 지난 7일 조사에서도 30대 여성과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20%대로 전체 연령층 평균 42.2%와 큰 차이를 보였다.

12, 13일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선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동년배 남성보다 높았지만, 30대에선 21.4%(남성 59.3%-여성 37.9%) 차이를 보였고 40대 에서는 무려 28.3%(남성 58.9%-여성 30.6%)의 차이를 보였다.

▲ 이 조사에선 한나라당 지지율의 남녀 차도 꽤 크다ⓒ내일신문

한나라당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와 당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가장 걱정되는 계층이 30대 여성"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몰여성적 마인드'가 넘쳐나지 않냐"

여성들의 참여는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확실히 눈에 띄었다. 첫 촛불을 든 것은 10대 여성들이었고 20, 30대 여성 직장인과 '유모차 맘'까지 폭발적으로 가세했다. 올해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 정국에서도 젊은층 여성들의 반향이 가장 컸다.

언론악법원천무효 100일 행동이 개최한 '탐탐한 바자회' 참여자들도 여성이 대다수였다. 그렇대고 해도 거리에 나선 사람들만으로 이 대통령에 대한 '여심(女心)이반'을 설명하긴 부족해 보인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두살짜리 아이를 둔 30대 후반의 한 직장여성은 "대통령의 외모가 마음에 안 든다"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 여성이 언급한 '외모'는 외양의 생김을 뜻한 것이 아니다. 이 여성은 곧바로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 △남성중심적 언동 △밀어붙이기식 통치 행태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40대 여성인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사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도 20, 30대 고학력 여성의 지지가 아주 취약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 이유는 아마 문화적인 부분에서 먼저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 연령대는 문화적인 문제, 남녀평등 이슈에 아주 민감한데 이 대통령의 남성적인, 때로는 마초적인 몰여성적 면모가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는 경제적인 문제에 주목했다. 심 전 대표는 "30대 여성들은 기성정치 아젠다로부터 자유롭다"면서 "이 대통령이 '중도, 친서민'이라며 일부 어필하고 있지만 전세대란, 사교육비 등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이어 "심심찮게 터져나오는 여성비하 같은 '반여성적 마인드'도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스타일과 컨텐츠 모두 여성들의의 문화와 경제인식에 대입하면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남성과 여성의 소구 지점, 분명히 달라

이 대통령의 이같은 약점은 '反MB 전선'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 '민주개혁 진영'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김민전 교수는 "4대강 개발 이슈 같은 것은 아주 남성적이고 공격적이지만 야당들이 내세우는 이슈도 투쟁적이긴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흔히 정치와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40, 50대 남성들은 '좌파 척결', '반MB 전선 구축' 같은 거대 아젠다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 편이지만 여성들은 '자기 아젠다'에 정치를 대입해 평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심상정 전 대표는 "여성들은 정치공학으로 포섭하기 어렵다"면서 "단순한 반대와 저항을 넘어 민생 부분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도한 의미부여 금물이나 파괴력은 크다"

하지만 과도한 의미부여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가장 먼저 돌아서서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준 계층도 30, 40대 여성이었다.

한 전문가는 이같은 분석과 함께 "이 여성들의 반MB 성향이 강하다고 해서 이른바 민주개혁 진영의 기반이 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도 아전인수"라면서 "하지만 이들이 집단적인 성향을 띄고 있고 한번 마음을 굳히거나 돌아서면 잘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선 파괴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전 교수는 "이들은 지금 (정치적으로) 갈 곳이 없다"면서 "향후 정치적 마케팅을 어떻게 해서 어필하느냐에 따라 정치적으로 주요한 축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권도 이같은 상황을 모르진 않는 눈치다. 진수희 의원이 소장으로 있는 여의도 연구소가 바짝 긴장하고 있고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은 청와대에 '여성특보'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식의 세계화' 운운하면서 식품영양 전문가를 여성부 장관에 내정했고 인사 청문회에서 주부들이 가장 민감한 이슈 중의 하나인 위장전입이 필수과목 처럼 등장하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여심이반은 꽤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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