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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국면, 북한과 한미일 극우가 함께 환호하는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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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국면, 북한과 한미일 극우가 함께 환호하는 구도

[기고] 한국, 자주국의 길을 갈 것인가 약소국의 길을 갈 것인가

독일처럼 자주국의 길을 갈 것인가, 폴란드처럼 약소국의 길을 갈 것인가?

2007년 부시 미 대통령은 이란 핵무기 개발이 유럽 안보를 위협한다는 명분으로 해 독일과 폴란드에 MD 배치를 강력하게 압박했다. 러시아는 MD 배치가 자국 안보를 심각하게 해친다며 강력 반발했다.

독일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배치 압력을 받았지만 끝내 거부했다. 반면에 폴란드는 굴복해 배치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폴란드 MD 기지를 직접 조준하는 단거리미사일을 배치했다.

과연 우리는 독일의 길을 선택해 자주독립 국가로서 지향해나갈 것인가? 아니면 폴란드처럼 약소국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택할 것인가?

극과 극은 통한다. 북한과 극우세력이 함께 환호하는 구도

역시 극과 극은 통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국내 보수 세력은 내심 환호작약한다. 깊어가는 탄핵 국면에 의기소침해있던 얼굴에도 이내 화색이 돈다. 일본 극우파의 거두 아베 수상도 대단히 신이 나고, 미국 매파 국방부도 마찬가지다. 그리해 미국 보수파와 군산복합체, 일본 아베와 한국 보수파 그리고 북한이 이해를 같이 한다.

북한은 사드 배치로써 그간 자신이 고립된 국면을 벗어나 그간 자신을 경원시하고 적대시해온 중국을 오히려 한국과 적대 관계로 만들면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중국과의 전통적 동맹관계 부활을 노린다. 러시아도 물론 같은 자리에 같이 서게 된다.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몸값을 최대한 제고시키게 된다. 북한은 역설적으로 사드 구도를 선호한다. 잃을 것 없는 북한에게 커다란 이득이다.

사드 국면은 이렇게 해 북한과 한국, 미국, 일본 극우 세력이 함께 환호하는 구도다.

사드 배치로 미국과 중국의 '전략 균형'은 깨진다

중국은 6.25 당시 맥아더의 중국 대륙 원폭투하 주장 등 미국의 핵공격 위협에 대응해 1964년 마침내 핵을 자체 개발, 핵 억지력을 구축했다. 즉, 비록 핵무기의 숫자에서는 훨씬 부족하지만 미국 본토에 대한 핵 보복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방어적인 '핵 균형'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미국은 두 번 다시 중국에 대한 핵공격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미국과 중국 간에 일종의 '전략 균형'이 구축된 셈이었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의해 미국 본토의 미사일방어시스템보다 빨리 중국의 핵 발사를 조기 탐지해 중도에 격추시킬 수 있게 함으로써 중국의 핵 억지력을 무력화시키게 된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해 중국이 가까스로 이룬 '전략 균형'은 무너지고, 중국은 지난 세기 50년대에 이어 다시 미국의 핵 공격에 노출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현존 국방전략이 물거품이 되면서 모든 국가전략을 총체적으로 다시 수립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국면이다. 그리고 이 위기가 바로 이제까지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던 한국이 미국에게 사드기지를 제공함으로써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준(準)단교'를 포함해 모든 수단과 조치를 불사하는 철저한 보복을 다짐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과 중국 관계는 붕괴 직전 수준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헌법 취지- 주권, 재정과 관련된 외국군대 사항은 국회 비준 거쳐야 한다


지금 사드 배치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곳곳에서 논쟁이 전개되고 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한사코 국회 비준 사항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지금 이보다 더 중요하고 핵심적인 조약이나 협정이 존재하기라도 할 수 있는가? 위안부 협상 그리고 한일군사정보협정도 마찬가지다. 사드 배치와 위안부 그리고 한일군사협정은 당연히 국회 비준 사항으로서 국회의 논의가 필수불가결하다.

현재 국회 비준권에 대해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자구 해석'보다 '헌법 취지'에서 해석되어야 마땅하다.

헌법 제60조는 "①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②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헌법 조항의 "주권의 제약"과 "국가와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 지우는 조약", "외국군대의 주류(駐留)" 등 규정에서 알 수 있듯이, 헌법 제60조 조항의 취지는 "외국과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중요한 문제"를 정부가 독단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국회의 비준, 즉, 국민의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두려워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주권을 가진 현대 국가라면 스스로 자주적인 국가전략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미국 중심주의적이며 미국 의존적인 사고방식은 철옹성처럼 군림한다. 진보 진영 역시 이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금 중국을 부상하던 청나라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 대한 의존과 맹종은 마치 조선시대 이미 다 기울어진 명나라만 붙들고 있던 고루한 사림(士林) 및 관료들과 유사할 정도다.

미국의 힘을 과대평가할 필요도 없고, 미국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특히 야당은 명심해야 한다. 집권 후 다시 제주 강정마을해군기지 결정이나 용산미군기지 이전 때처럼 미국에게 끌려만 다닌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유일하게 두려워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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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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