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차명으로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는 설이 나도는 인사들의 이름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민주당 서갑원 의원에 대한 공판에서 서 의원 측 변호인은 박 전 회장이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소문난 의원 6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변호인이 "한나라당 H의원에게 2천만원, A의원·K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전달한 것이 맞냐"고 추궁하자 박 전 회장은 이를 시인했다.
박 전 회장은 "H의원이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통해 고맙다는 말을 전달해온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도 "예"라고 답했다.
박 전 회장은 그러나 민주당 K의원ㆍW의원ㆍL의원 등 3명에게도 1천만원을 전달한 것이 맞냐"며 후원금 전달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진술을 거부하겠다"며 더이상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 전 회장이 차명으로 공식후원금 계좌를 통해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은 이미 기소된 한나라당 박진ㆍ김정권 의원과 민주당 서갑원ㆍ이광재 의원, B 전 의원 등 모두 11명으로 늘어났다.
서 의원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박 전 회장측에서 2006년 7월 뉴욕 한인식당에서 미화 2만달러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박 전 회장이 2006년 5월 경남 김해시 정산C.C에서 서 의원과 함께 골프를 친 뒤 폭탄주를 마시고 서 의원 차량 트렁크에 5천만원을 넣었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박 전 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후원 대상 의원 명단과 관련 "박 전 회장이 차명을 이용해 돈을 보냈기 때문에 차명 후원금이 박 전 회장 돈이란 사실을 알았던 국회의원들은 모두 기소했지만 그 사실을 몰랐던 의원은 기소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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