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로 예정돼 있던 내각 개편 발표 시점이 다음 달 4일까지로 연기됐다고 청와대가 30일 밝혔다.
"총리 후보는 3~4명…통합과 화합, 도덕성이 주된 포인트"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총리 후보자 3~4명 정도를 복수로 검토 중에 있다"며 "불가피하게 개각은 다음 주말께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새 총리는 통합과 화합, 도덕성이 주된 검증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으로부터의 입각도 소수 후보를 대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결론은 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3~4명의 후보자' 중에선 김종인 전 의원과 강현욱 전 전북지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골'인 김 전 의원이 발탁될 경우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는 상당히 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그 동안 언론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새로운 '제3의 인물'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흘러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총리 후보로 거론돼던 김덕룡 청와대 국민통합특보,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 이원종 전 충북지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진념 전 부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의 기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내각 개편의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으나 중폭보다는 약간 작은 규모가 될 것으로 안다"며 "총리 교체를 감안하면 사실상 '중폭'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현재로선 5~6개 부처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2명 안팎의 한나라당 출신 인사 입각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장관 신설 여부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홍보수석 이동관, 정무수석 박형준 유력
다만 청와대 조직 개편과 참모진 인사는 오는 31일 오전에 단행될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을 효율적으로 보좌해야 하는 참모진인 만큼 일부 기능 재편을 포함해 효율적인 집권 중반기를 위한 보좌가 가능한 시스템 재편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대변인실과 홍보기확관실의 통합해 홍보수석실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이 현실화된다면 홍보수석은 이동관 대변인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수석급인 대변인은 비서관급으로 격하돼 홍보수석실 산하로 배치된다. 후임 대변인은 아직 미정이지만, 박선규 언론2비서관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선 수석급 인사비서관실을 신설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 "참 나쁜 정권"…靑 "사실확인이나 하고 논평 내시라"
한편, 청와대는 이날 심대평 대표의 탈당사태와 관련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이 "청와대가 우리 당의 심대평 대표최고위원을 국무총리로 내정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참 나쁜 정권,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맹비난한 대목을 문제삼으며 역공을 폈다.
이동관 대변인은 "참으로 적절치 못한 경솔한 처사"라며 "공당의 대변인이 기초적인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이런 성명을 함부로 낸 것에 대해선 유감을 금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비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후보군이 6~7명일 당시 심대평 대표에 대한 기용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실무적인 선에서 연락을 드린 것도 맞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심대평 총리 카드'를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회창 총재의 완강한 반대론 때문이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심 대표의 기자회견 일정이 확정되자 미리 논평을 내고 수위 높은 공세를 폈다. 기자회견 내용을 '탈탕+총리직 수락'으로 넘겨짚었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의 해석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왜 집안일을 갖고 밖에다 화풀이를 하느냐"면서 "아니면 말고 식의 이런 행태가 곧 우리 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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