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가 6기 미만의 미사일 발사대로 구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사드에 몇 기의 발사대를 설치하려고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작전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드 1개 포대가 들어오기로 한 것은 맞느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현재 그렇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변인은 1개 포대에 발사대 6기가 기본 구성인데, 발사대 6기가 다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판단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기본 구성으로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롯데와 국방부 간 사드 부지 교환 전부터 지적돼왔던 문제다. 지난 1월 10일 <한국일보>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 "발사대 6기가 사드 1개 포대의 기본 구성이지만, 그 이하의 발사대가 성주에 배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 1개 포대는 6기의 발사대와 발사대 1기당 8기의 미사일을 장착, 총 48발의 미사일로 구성된다. 그런데 발사대가 적게 들어오면, 함께 배치되는 요격 미사일 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단거리 및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숫자를 고려했을 때 사드 1개 포대로 이를 막기는 어렵다며 2~3개 포대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처음으로 도입하는 사드 포대부터 기본 구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드를 들여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드 포대가 기본 구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에는 미국 국방예산 문제가 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13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올해 사드에 배정된 예산은 3억 6000만 달러(한화 약 4000억 원)에 불과하다. 요격 미사일 한 기에 120억 원이고 48기가 1차 발사분이다"라며 "그러면 한 개 포대만 해도 미사일 가격만 6000억 원이다. 지금 배정된 예산으로는 한 개 포대의 미사일도 다 채우지 못하는 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기본구성을 채우지 못한 사드가 도입되고 난 뒤에 모자란 부분을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채우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은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사드를 더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예산 투입 논쟁이라는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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