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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이후' 대비 장외 투쟁 포석 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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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이후' 대비 장외 투쟁 포석 뒀나

"저는 어머님을 여의고"...동정론과 불복 심리 자극한 朴 최후진술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밝힌 최후진술은 헌재의 탄핵 심판 이후를 대비한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 박근혜 대통령 의견서 전문 보기)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해온 혐의를 일체 부인한 박 대통령은 "법리적인 부분은 대리인단에서 충분히 말씀드렸다"면서 의견서 내용의 상당 부분을 1998년 보궐선거 당선으로부터 시작된 자신의 정치 역정 20년을 회고하는 등 지지층 재결집에 주안점을 뒀다.

박 대통령은 우선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동안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이번 국정 농단 사건을 "저의 불찰"이란 말로 축소하며 비리나 범죄 혐의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의 믿음을 배신할 수 없다는 저의 약속과 신념 때문에 국정 과제를 하나하나 직접 챙기면서 헌신하는 마음으로 국정을 수행해왔다"면서 "그런데 이런 신념을 가지고 펼쳐왔던 많은 정책들이 사인을 위한 것이었다는, 모두 부정한 것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보수논객 정규재 씨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소추를 허황된 이야기와 거짓말에 근거한 기획으로 규정하며 "최순실 씨가 사익을 추구했다거나 국정을 개입했다는 부분에 있어 제가 몰랐던 건 불찰"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입장이다.

모든 사건은 "신념"과 "선의"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찰"일 뿐이며, 따라서 특검 수사나 탄핵 소추 자체가 부당하다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해 자연인 신분으로 무장 해제되고 자신에 대한 기소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에 불복할 여지를 크게 남겨놨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저는 20대 초반 어머님을 여의고 아버님을 모시며 퍼스트레이디를 하면서부터 담당 부서들이 잘 처리하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였다"는 등 지지층의 동정론과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는 내용도 의견서에 담았다.

또한 박 대통령은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선 "검찰과 특검에 소환되어 장시간 기업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고, 글로벌 기업의 부회장이 뇌물 공여자로 구속까지 되는 걸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이는 일부 언론이 국민경제 위기론을 펴며 특검 수사를 삼성을 겨냥한 표적 수사로 왜곡하는 행태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난과 질시의 대상으로 추락하게 하고 기업들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보은 한다는 차원에서 한 것을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오해받게 한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의견서 말미에 "대통령으로서 보낸 지난 시간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시간이었고 그 과정에서 아쉬움도 많았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고 밝혀 헌재의 탄핵 인용을 예감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대한민국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망각은 있어도 남의 선의의 약속까지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탄핵 심판 후 지지층의 동정론과 불복 운동에 기대 박 대통령이 본격적인 '장외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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