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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도 해체도 아닌 전경련…"산업부가 설립 취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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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도 해체도 아닌 전경련…"산업부가 설립 취소해야"

"후임자 못 찾아서"…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임 의사 번복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신임 회장 선임에 실패했다. 대신 정경유착 비리의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던 허창수 현 전경련 회장이 유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허 회장은 4연임을 하게 된다. 후임 회장을 못 찾은 채, 전경련 조직도 유지하려니, 결국 등 떠밀리듯 유임하게 됐다.


전경련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재선임하고,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신임 상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모집 작업에 연루된 이승철 전 상근 부회장은 이날 전경련을 떠났다.

전경련은 1961년 설립 당시부터 정경유착의 핵심 고리였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해체 여론이 일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전후해서, 삼성·현대·SK·LG 등 4대 재벌 계열사가 잇따라 탈퇴했다. 이들 기업은 전경련 회비의 77%를 담당한다. 따라서 향후 전경련이 존속해도, 조직 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

7년째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된 허 회장은 '조직이 안정되고 새로운 지도부가 갖춰지면 물러나겠다'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임기조차 불투명하므로, 쇄신 논의 역시 추진력을 갖기 어렵다.

쇄신도 해체도 아닌, 이날 결정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높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사퇴 약속을 저버린 허창수 회장은 말뿐인 사과와 쇄신 꼼수를 중단하고 자발적 해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허 회장은 이번 국정 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는데도 다시 회장에 유임됐고 사퇴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국민은 이제 전경련이 어떠한 쇄신책을 제시해도 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전경련은 정치 개입을 통한 국론 분열, 정경유착을 통한 재벌 규제 완화와 부패를 일삼아 왔고 그때마다 사과와 쇄신을 약속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해체 없이 다시 쇄신을 언급하며 국민을 기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실련은 "전경련은 산업통상자원부 설립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으로 전경련의 관리·감독 책임은 산업부에 있다"며 "산업부가 즉각적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나서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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