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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이후 DJ의 이미지는?

호·불호 뚜렷…"적극적 정치적 목소리에 기인"

이명박 정부 들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뚜렷한 양분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에 변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6.6%는 "이전부터 계속 좋았다"라고 답했고, 25.7%는 "이전부터 계속 나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는 나빴지만 좋아졌다(19.2%)", "이전에는 좋았지만 나빠졌다(18.5%)"는 응답은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남북관계 등과 관련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정국과 맞물려 민주주의, 민생경제, 남북관계의 이른바 '3대 위기론'을 제기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독재자'에 비유하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 왔다.

연구소 측은 "현 정부 들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낸 것이 반(反)여권 성향층에는 긍정적으로, 여권 성향층에는 부정적으로 비춰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KSOI

DJ의 최대 업적은 "남북관계 개선과 IMF 극복"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을 묻는 질문에는 "남북관계 개선 및 교류확대(27.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IMF 극복(25.9%)"이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민주주의 강화"라는 응답은 16.8%, "한국의 대외 이미지 제고"라는 응답은 6.1%였다. "지역갈등 완화"라는 응답도 5.0%였다. "기타 및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8.5%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평양을 방문한 것이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경색되었던 남북관계를 햇볕정책 추진으로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한 것도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김 전 대통령의 '필생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햇볕정책과 관련해서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됐다"는 긍정평가가 52.2%로, "별로 도움이 안 됐다"는 부정평가 36.3%보다 높게 나타났다.

남북관계 개선과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 역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긍정평가가 우세했고, 한나라당 지지층에선 부정평가가 높았다.

연구소 측은 "긍정평가는 호남과 인천·경기, 20대~40대에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며 "반면 부정평가는 서울과 TK지역, 5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가장 잘못한 일…TK는 "과도한 대북지원" vs 호남은 "인척비리"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과도한 대북지원"이라는 반응이 3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인척과 측근 비리"가 15.5%로 그 뒤를 이었고, "지역갈등 심화"가 9.9%, "양극화 심화"는 8.6%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과도한 대북지원'이라는 응답은 TK와 충청 및 서울지역, 50세 이상 고연령층,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며 "'인척과 측근 비리'라는 응답은 호남지역과 40대, 민주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

YS의 '기습' 화해선언…"국민통합에는 도움 안 돼" 62.7%

한편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하고 "화해할 때가 됐다"고 선언한 대목을 두고는 "국민통합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시큰둥한 반응이 많았다.

일부 언론이 이를 두고 '정치사에 남을 명장면', '정치거목들의 위대한 사과' 등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었다. 실제 두 전직 대통령의 직접적인 만남이 이뤄지지 못한 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병문안 사실을 접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알려진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지난 11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통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62.7%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24.3%)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은 지역을 불문하고 고르게 나타났으며, 특히 대전·충청지역 응답자가 72%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66%, 전남·광주 65.2% 순이었다. 긍정여론은 전북이 39.3%로 가장 높았고, 부산·울산·경남 역시 38.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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